의사들은 왜그럴까

artifacts, pseudolesion

by 뷰덕이

병원가면 길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지켜봅시다. 하는 경우가 많죠. 저희 아버지도 의사들도 모르는데 병원 왜가냐고 하십니다.


의학은 발달한다는데 왜? AI는 진단 딱딱 해주는데 정작 의사들은 왜?

거기에 대해서 변명을 해 보겠습니다.



1. 반짝인다고 해서 다 금은 아니다


엑스레이는 cathode에서 생긴 전자가 anode의 타깃 (텅스텐 등)에 부딪쳐서 X-선이 발생하는 것이 시작점이 됩니다. 그리고 그 X-선은 물질과 상호작용을 해서 간섭성 산란, 광전효과, 콤프턴산란, 전자쌍 생성, 광분해 작용 등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진단방사선 영역에서 중요한 것은 광전효과와 콤프턴산란입니다. 광전효과가 감쇠 (attenuation)을 일으키는 주요 인자가 됩니다. 감쇠가 많이 된 부분은 하얗게, 그렇지 않은 부분은 엑스레이가 그대로 통과해 까맣게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엑스레이나 씨티 사진에서 보이는 건 본질적으로는 그림자와 비슷합니다. 그 그림자가 환자에서 어떻게 보였는지 경험이 쌓이고 또 쌓이고... 그걸 많이 공부한 의사가 좀 더 정확히 판독할 뿐입니다. 그래서 까만 사진에서 하얗게 보인다고 다 병변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예로 복장뼈와 갈비뼈를 잇는 연골에는 나이가 들수록 석회화가 잘 생깁니다 (Costochondral calcification). 특히 첫번째 늑연골접합부에 잘 생겨요. 그래서 그게 chest x-ray PA에서는 폐첨부에 있는 덩어리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특히 처음 엑스레이를 판독할 때 당황하거나 실수를 많이하는 부분이라서 beginners' tumor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붙어있습니다. 단면 사진 한 장이니 유심히 봐야 하죠.



그러면 거기에 두드러진 석회화가 있으면 무조건 정상이냐? 하면 chondrosarcoma (연골육종) 사례도 나옵니다.. 케이스를 더 많이 볼수록, 단언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2. 거긴 원래 그렇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 이렇게 보이는 건 괜찮더라' 하는 데이터들이 많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토대로 이건 괜찮은 거구나, 이건 특별히 언급해야겠다를 판단하면서 사진을 보게되어요.



대표적으로 복부 CT를 보다가 새하얀게 보여서 이물질인가? 하고 보면 epiploic appendigitis가 잘 생기는 부위라서 아 이게 오래되어서 석회화가 된 것이구나~ 생각하기도 하고,


뇌 CT를 보다가 뇌에 새까만게 껴 있어서 이거 공기가 들어간건가? 하고 window를 조절해보면 지방인 경우가 있지요. 그러고보면 lipoma가 잘 생기는 위치에요. (pericallosal area, quadrigeminal cistern 등)




뇌 MRI 시퀀스에는 Susceptibility weighted imaging이 거의 다 들어갑니다. 이유는 미세한 자기장 왜곡을 일으키는 paramagnetic (hemosiderin, deoxygenated blood)이나 diamagnetic (calcium, white matter fiber) 물질을 찾아내기 쉽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뇌경색이 있을 때 혈전을 발견할 수도 있겠고, 외상을 받은 환자에서 CT에서 보이는 병변이 없는데 신경학적 손상이 있다면 diffuse axonal injury를 시사하는 microbleeding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거기서 까맣게 보이면 다 병변인가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사람의 뇌에는 석회화가 잘 생기는 부분이 정해져있는데, 대표적으로 basal ganglia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또 고혈압에 의한 출혈이 잘 생기는 부위라서 거기서 까맣게 보인다고 음 석회화겠구나! 하고 넘어가면 안되고, phase image를 포함한 다른 이미지를 통해서 꼭 출혈은 아닌지 확인해야합니다.


Phase image는 MRI 기계 회사마다 방식이 달라서 (left handed, right handed) 기계마다 다르게 보이긴 합니다...




3. 인공물 (artifact) 이야기


게다가 원래 있지도 않은 게 마치 그 자리에 있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유명한 인공물을 예로 들어 말씀드리겠습니다.



1) 초음파의 comet tail artifact


초음파는 transducer에서 나오는 음파가 물체와 만나 반사되어 다시 들어오는 정도를 평가하는 기계입니다. 특히 공기와 조직의 계면은 큰 임피던스 차이로 인해 99.9%의 초음파가 반사됩니다.


이미지를 만드는 원리 자체가 인공물의 원인이 됩니다. 평행하게 놓인 2개의 반사계면 사이에서 왔다갔다를 반복한 초음파가 마치 그 뒤에 계면이 있는 양 사진을 만들어냅니다. (Reverberation artifact) 그리고 아주 가까이 있어서 구분할 수 없는 반사체 사이에서 이 현상이 일어나면 따로 comet tail artifact라고 부릅니다 (혜성의 꼬리처럼 보여서).


그러면 이 현상이 진단에 방해만 되느냐 하면, 한편 그래서 담낭의 벽이 두꺼울 때 adenomyomatosis는 아닐지, 갑상선에서 혹이 보일 때 colloid cyst는 아닐지 감별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2) CT의 partial volume artifact


Beam에 어떤 물체가 걸쳐져 있다면, 조사 각도에 따라서 감쇠에 따른 영향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물체 주변으로 번지는듯한 희고 검은 그림자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 물체의 경계는 분명하더라도요.



3) MRI의 magic angle artifact, TOF image의 한계



첫번째로 magic angle artifact란, MRI를 찍기 위해서 걸어주는 B0에 대해 특정 각도 (54.7도)를 가진 구조물이 짧은 TE를 가지게 되면서, signal intensity가 증가해 보이는 현상입니다.


특히 정형외과 사진에서 tendon (건), ligament (인대)는 뚜렷한 방향성을 가진 경우가 많죠. 그냥 그 방향이어서 그렇게 보이는 건데, 거기 병변이 있는 것 처럼 오인될 수 있습니다. short TE를 활용해 찍는 사진들 (proton density image, T1WI)에서 하얗게 보이더라도 T2WI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두번째로 뇌 혈관을 볼 때 주로 사용하는 TOF (time of flight) 사진이 있습니다. 조영제를 넣지 않고도 정지되어있지 않고 움직이는 혈류는 다른 조직에 비해 강한 신호강도를 낸다는 것을 이용해서 (flow-related enhancement) 뇌혈관을 보는데 이용합니다.



하지만 이 원리 자체가 인공물을 만들어내는 이유가 됩니다. 몇 가지 적어보면

- 혈류의 속도가 일정 속도 이상으로 빨라지면 신호 소실로 보일 수 있음

- 지방과 아급성 출혈이 혈관과 같이 고신호로 보여 혈류로 오인

- 혈류의 속도가 느린 협착부나 carotid bulb에서는 고신호로 나타나지 않아 실제 협착보다 과장되어 보이거나 협착이 없는데 협착처럼 보일 수도 있음



4. 그럼 사진을 더 잘 찍으면 되는거 아니야?


지금까지 결국 '잘 안보인다'는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 사진을 더 잘 찍으면 되는거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는 있습니다.


CT를 예로 들면 특히 저속노화, 건강노화, 롱제비티 같은 단어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radiation exposure를 (환자든 의사든) 줄이고자 하는게 트렌드인데요,


contrast와 noise와 관련되는 kVp, mAs를 증가시키면 환자의 피폭량은 증가합니다. CT 사진 마지막에는 항상 patient dose를 평가하는 레포트가 붙죠.


또 이미지를 아주 얇은 절편으로 자르자니 노이즈가 증가합니다. (CT에서는 voxel size가 증가할수록 noise 감소)


MRI를 찍을 때는 어떨까요?


기본적으로 MRI는 몸에 있는 수소의 spin을 이용합니다. 그래서 아주 엄밀하게 따지면 온도의 영향까지 받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대 0도 (-273도) 로 맞춰서 사진을 찍을 순 없겠죠 사진찍겠다고 사람을 얼릴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MRI는 아직까지 signal을 얻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기술입니다. 원리상 그렇게 되어있기도 하구요. 그래서 숨을 쉬는 것, 움직이는 것, 혈관이 뛰는 것 모든 것이 인공물을 만들어냅니다.


CT와 다르게 density 뿐만 아니라 다양한 signal intensity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연조직을 보는 데 유리하지만, 비싸고 오래 걸린다고 해서 반드시 인공물까지 적은 영상을 만들어내지는 않는다는 것이에요.


다른 얘기지만 slice gap을 충분히 줘야 cross-talk artifact가 덜 생기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에게 위해는 적게 가하면서 정확한 진단을 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vessel wall imaging이 있겠습니다. 기존 TOF MRA, contrast enhanced MRA에 비해서 혈관을 더 정밀하게 보고 혈관 벽의 모양과 혈관 벽의 조영증강패턴까지 볼 수 있어서 동맥경화에 의한 혈관 협착과, 혈관염, 모야모야병 등을 더 세밀하게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던 imaging modality입니다.



그런데 사실 VWI도 경험과 연구가 쌓일수록 '보이긴 보이는데 너무 겹치는 게 많다', 결국 임상 증상과 clinical course와 연관이 상당히 중요하다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추세에요.


아직까지는 conventional angiography (바늘로 찔러서 직접 조영제를 혈관에 넣고 찍는 실시간 사진)나 수술 소견, 병리학적 소견까지 다 보아야 확진을 할 수 있는 케이스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월,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