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엄마가 가장 좋은 엄마냐고 묻는다면 나는 '행복한 엄마'라고 대답하고 싶다. 오 첩 반상으로 화려한 밥 못 해줘도, 비싸고 좋은 옷 못 입혀줘도, 다양한 체험과 놀거리를 제공해주지 못해도, 그저 매일 웃는 얼굴로 아이들을 대할 수 있는 행복한 엄마이고 싶다.
세상이 즐겁고 행복한 곳임을 느끼게 해주는 엄마, 아이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엄마,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가진 엄마이고 싶다.
아무리 열심히 육아한들, 엄마가 행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싶다. 그래서 내 마음을, 내 행복을 지키는 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좋은 기분과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까, 반대로 내가 얼마나 쉽게 내 기쁨을 빼앗기고 있었는지 깨닫는다.
지인의 별 의도 없는 말에, '이 사람 저의가 따로 있는 것 같아.' 하며 기쁨을 잃는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유명인의 부요한 삶을 보며 나의 삶과 비교하며 우울해진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쉬고 싶다, 혼자 있고 싶다.'를 속으로 되뇌며 행복을 잃는다.
이미 부정적으로 변해있는 마음은 짜증을 낼 준비를 마친다. 그리고 아이들이 징징대거나 일을 냈을 때, 정색의 얼굴빛을 꺼내 든다. 사실은 이미 작정한 마음인데, 아이 때문인 척 나 자신을 속인다.
좋아하는 찬양 가사처럼 '내 마음 한 자락도 지키지 못하는 인생' 임을 절감한다. 돈이 많은들, 지혜가 많은들, 성공을 한들, 인기가 많은들, 오늘 하루의 행복을 놓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루를 잘 살아내고 싶어서 요즘 아이 낮잠시간마다 묵상집을 펼쳐 들고 있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마음에 새기고, 감사를 되찾고, 매일 새로운 삶을 다짐한다.
내 마음을 지키고, 내 가족에게 기쁨을 보여주고, 오늘 내가 마주치는 사람에게 진실된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 그저 이 기본을 지키며 살아가야지.
대단한 인생이 아니어도 좋으니, 항상 기뻐하며, 쉬지 않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는 인생으로 살아가야지.
+
그래도 왜인지 내일을 맞이하기 힘든 밤이면, 쿠팡에 접속해 특별히 먹어보고 싶은 요거트나 커피를 주문해 둔다. '맛있는 걸 먹으면서 즐겁게 육아해야지' 다짐한다.
주말에는 평소에 입지 않는 예쁜 옷을 입고, 머리 드라이도 꼼꼼히 해본다. 산책을 나가면 아이들 사진만 찍지 않고 내 사진도 멋지게 찍어본다. ㅋㅋㅋ
아이 돌보듯 나를 아껴주고 달래주고 위로해준다. 엄마가 되기 전엔 며칠쯤 우울해도 상관없었는데, 엄마가 되고 나니 내 마음을 그대로 방치할 수가 없다. 내 마음은 우리 아이들에게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엄마가 되어서 다행이다. 어린아이들을 키우며, 어리고 연약한 나도 다시 키운다. 나는 지금 더 단단하고 깊어진 삶으로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