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 전하게 돼서 미안해요, 선생님.”
미안하다는 말이 이렇게 잔혹한 말이었나.
따뜻한 말씨가 내 마음을 깊이 후벼 파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것이 목으로 치밀어 오른다.
이 사과의 의미는 무슨 뜻일까. 설마 아니겠지.
내가 사과를 들을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한 이 상황에,
나에게 사과를 할 것이라 생각지도 못한 화자에,
길을 잃어버린 앞으로의 내 생활에.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목과 눈으로 치밀어 오르는 뜨거운 것을 애써 누르며 말을 꺼낸다.
“이런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전에 말씀하신 내용이랑 달라서요..”
처량하다.
뒤통수가 얼얼한 와중에도 상대의 심기를 거스를까 노심초사하며 단어 하나, 글자 하나 조심하며
목구멍에 걸린 말을 꺼낸다.
“미안하게 됐어요. 지금 학교 상황이..”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말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아, 아무리 애써봐야 바뀌는 건 없구나.
나는 계약직, 기간제 교사다.
그리고 방금 실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