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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발모리 May 03. 2023

#2 불안한 마음이 들 때면

퇴사 후 단발 독립 일기, 두 번째.

TO. 나의 공주, 혹은 왕자

*공주, 왕자 : 단발모리 팔로워 애칭


안녕 공주! 나 단발모리야. 벌써 두 번째 편지네! ㅎㅎ 저번 주에 생각보다 옴총 많은 공주 왕자들이 답장을 보내줘서, 감동의 눙물 흘리면서 봤지 뭐야. 그리고 공주 왕자들의 고민이나 생각들을 읽어보면서 '다들 사는 거 다 똑같구나..!' 완전 공감하면서 봤어 ㅎㅎㅎ 사실 편지를 쓰는 게 나의 한 주를 정리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컸는데 (일요일에 편지를 쓰면서 나의 일주일을 돌아보거든.) 공주 왕자들이랑 좀 더 친해진 기분이라 시작하기 참 잘했다 싶어. ㅎㅎ 답장 써준 공주들뿐만 아니라, 나의 일상을 함께해 주는 모든 공주 왕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오늘의 편지 시작해 볼게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공주는 '불안'이란 뭐라고 생각해? 저번 편지에도 적긴 했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한동안 우울감에 젖어있었어. 그때 당시에는 내 우울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정말 답답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게 '불안' 때문이지 않았나 싶어. '1년간은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겠다!' 하고 회사를 박차고 나왔는데 막상 나와보니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는 거야.



스스로의 힘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어보겠다는 마음으로 기존에 하고 있었던 외주 업무도 끊어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든) 정말 0의 상태가 되어보니 (일도, 내 통장도) 이대로 괜찮을까, 부정적인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더라. 막막한 미래에 마음이 정처 없이 흔들렸어. 또 내가 3월 중순에 '좋아하는 일로 돈 벌기'를 주제로 강연을 했는데, 강연하고 나서도 과연 내가 지금 원하는 모습의 삶을 살고 있는 게 맞는걸까,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할 자격이 있을까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었어.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보다 지금의 내가 조금 초라하게 느껴졌거든. 그러면서 나에게 회의감이 들더라고.



확실히, 지금 당장 나오는 성과가 없으면 사람은 불안감에 빠지는 것 같아. (그 성과 중에 '돈'도 포함이 되어있겠지.) 나는 대학 때도 휴학 한 번 한 적 없고, 졸업하자마자 바로 간호사로 일하고, 첫 번째 퇴사 때도 2주 쉬고 취업 준비를 했거든. 그러다 보니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지금의 상태가 어색하고, 통장에 당장 들어올 월급이 없다는 것이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어. 소속된 곳이 없으니 뭔가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고, 당장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은 덤이었지.. 하루를 시간별로 쪼개 생산적인 일로 채워 넣고, 이루지 못하면 좌절하고 반성하는 날이 반복되었어. 가면 갈수록 모든 일들이 처음에는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했지만, 해야만 하는 일들로 변질되어 갔어. 시간에 자유롭고 싶어 퇴사를 했는데 결국 나는 혼자가 되어서도 시간에 끌려다니고 있었던 거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주일간 많은 노력들을 했어. 함께 프리랜서 생활을 함께 하고 있는 친한 동료분과 고민을 나누고, 프리랜서 활동을 하고 계시는 작가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일기를 쓰고, 단발 편지를 시작하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어. 그런데 재미있는 게 뭔지 알아? 내 불안을 가라앉히는 데 가장 많이 기여한 해결책은 바로 '운동'이었다?! 사실 회사와 N잡을 하면서 체력도 많이 무너지고, 살도 많이 쪘는데 이게 나의 불안과 우울을 만드는 데 크게 일조했더라고. 


혹시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님'(클릭)알아? 나는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이 분의 영상을 많이 보는 편인데 이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 육체적 건강과 신체적 건강은 많이 연결되어 있다고. 영상을 보면서는 '뭐 당연한 말이 아닌가?' 싶었는데 직접 경험하고 나니까 더욱더 체감하게 되더라.


그리고 느꼈어. 우리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에 빠져들어 문제와 관련이 있는 해결책을 찾으려고들 하는데 생각보다 아무 관련이 없는 것에서 그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더라고.



해결책 1 : 하는 일이 없어 불안하고, 무기력하다 → 일을 많이 잡는다, 계획을 짠다.
해결책 2 : 불안, 무기력 → 테니스 학원 끊기! (효과적!)



참 신기하지 않아? 그래서 지금 만약 내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면, 너무 그 문제에 몰두하지 말고 지금 당장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해봤으면 좋겠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문제를 해결할 열쇠를 발견할 수 있거든. ㅎㅎ



요즘 공주를 괴롭히는 불안은 뭐야? 



오늘의 단발 꿀팁

단발이가 추천하는 기분 좋은 하루 시작법⭐ (단발이의 루틴)



1. 나에게 딱 맞는 수면 시간, 패턴 찾기


나는 내가 아침잠이 정말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퇴사하고 알았어. 나는 아침잠이 많은 사람이 아니고, 여덟시 - 아홉시쯤에 일어나는 게 나의 잠 패턴이었다는걸. 회사나 병원을 다닐 때 아침에 일어나는 게 정말 정말 힘들었었는데 요즘은 알람 없이도 혼자 8시면 눈이 떠지더라고. 사람마다 각자 맞는 수면 패턴이 있는 것 같아. 최근에 본 영상에서도 사람은 사람마다 잠 패턴이 다 다른데 그걸 잘 모르고 산다고 그러더라고. 공주의 잠 패턴은 언제인지 한 번 찾아봐. 보통 여행을 가거나, 주말에 테스트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제일 편할 때니까...!)



2. 아침에 일어나면 영양제 + 물 한 잔.


나는 알약 먹기를 싫어해서.. 비타민은 아직 못 챙겨 먹고 아침에 일어나면 유산균 한포에 커피 한 잔을 타 마셔. 뭔가 물먹고 영양제 먹고 하면 내 건강을 챙기는 멋진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별거 아닌데 하고 나면 괜히 뿌듯하고 그렇더라고!



3. 10분 이상 운동


정신력 = 신체력. 요즘 우울하다면 당장 일어나서 동네 한 바퀴 돌고 오자. 나는 날씨에 따라 감정 기복이 있는 편인데, 그래도 운동 한 번 하면 좀 나아지더라고. 요즘 내가 하는 걷기 유산소 운동(클릭)을 추천할게. 생각보다 별로 안 힘들고, 한 세트만 해도 좋더라고! (15분) 나는 눈뜨자마자 물 한잔 먹고, 운동하고, 바로 샤워하는 편이야. 운동이 힘들다면 아침 스트레칭을 추천해! (목소리가 좋아서 편안하게 하기 좋아) 나는 한 가지만 계속하면 금세 질려 해서 요즘은 일주일에 두 번 테니스를 배우며 땀을 쫙 빼고 있어.



루틴은 한 번에 다 만들려고 하면 그것도 어느 순간 숙제처럼 느껴져 부담으로 다가오더라. 한 달에 한 개씩만 도전해 봐. 내가 하는 것처럼 똑같이 할 필요 없고,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바꿔가며 루틴을 만들면 좋아. 나는 이 밖에도 독서, 영어 공부 루틴이 있는데 나도 한 번에 다 만들기보다는 아주 작은 행동부터 서서히 쌓아 올려 만들기 시작했어. 혼자 하기 힘들다면 친구들과 카톡 방에서 사진 인증을 하는 것도 좋아!




휘뚜루마뚜루 고민 상담소

[오늘의 사연]

나는 새롭게 마케터 일에 도전한 공주야. 이제 1년 조금 넘게  다녔는데 이 길이 맞는지 아닌지 매일 헷갈리는 거 있지ㅠㅠ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이 있어서 혼자 메모장에 끄적이곤 하는데 지금 또 회사를 그만두기에는 당장 현실적인 부분도 걸리고, 금세 또 포기하는 것 같아 그것도 걸려. 사실 지금 일이 재미가 없어. 재미로 일하는 거 아니라고 주변 사람들이 너무나 잔소리해서 잔스라이팅 된 나.. 원래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사람이었는데 매번 무모한 도전의 결과가 애매하거나,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무엇에 더 집중하면서 살아야 할지 고민이야.


내가 간호사를 그만두고 회사에 들어와 느꼈던 감정과 비슷한 것 같아서 공주의 사연을 택하게 되었어. 사실 나도 회사를 들어가고 거진 6개월간 이 일이 나에게 맞는 일인 건지, 왜 여기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지 이런저런 고민들로 힘들었었거든. 내 이야기가 도움이 되길 바라며 몇 자 적어볼게. 


나는 어떤 일이든 경험 기간을 두는 편이야. 내가 이 일이 맞는지 안 맞는지 알려면 전반적인 일을 파악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 처음에는 아예 어떻게 일이 돌아가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 일을 파악하는 데 시간을 쏟을 거고, 그 뒤에는 나와 맞는 최적의 일을 선별하는 작업을 하지. 나에게 있어 그 시간은 1년이야. 1년간 일단 나에게 주어진 일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일을 다 파악을 했다면 그때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제안하고, 내가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모색하지.


예를 들어 간호사 때는, 1년간 후배 들어오기 전까지 웬만한 업무는 다 익히자! 이걸 목표로 하고 열심히 했고, 1년 뒤에는 또 새로 들어온 후배들에게 업무를 알려주는 게 재미있어서 그렇게 보내고 이제 해 볼 수 있는 거 다 해봤을 때 사직 생각이 나더라고. 그래서 3년 딱 채우고, 그만뒀어. 마케터 일 같은 경우는 기존 팀원 분의 인계를 받은 대로 3~4개월 정도 일하면서 일의 흐름을 익히고 그 뒤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거 제안서 써서 대표님께 가져가고,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들을 시도하는 데 시간을 썼어.


그러다 보니 1년 정도 지나니 내 것이 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오더라. 그 순간을 알아챈 건 이제 더 이상 회사에서 새로운 걸 해볼 의지가 잘 생기기 않았을 때였어. 그때 당시에 사이드 잡이었던 단발모리가 더 잘 되기도 했고.ㅎㅎ 그래서 그냥 그만뒀어. 경제적인 부분도 당연히 걸렸지만, 나는 마케터 일을 하면서 스스로 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가 어느 정도 되었다고 판단했거든.


나는 생각보다 쫄보인지라,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그만두면 100% 다시 회사로 돌아갔을 거야. 간호사를 그만두고 바로 회사에 들어간 것처럼.




정리하자면, 지금의 회사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봤으면 좋겠어.나는 회사를 다니면서 인스타그램 운영 + 이벤트 기획 및 총괄 일을 했는데, (처음 말하는 것 같은데) 이것도 원래 나의 업무는 아니었다? 처음 들어가서 하던 일이 정말 맞지 않아서 그만둘 생각으로 대표님과 면담을 통해 업무를 바꿨거든. (마침 또 그 시기에 내가 하고 싶은 직무에 공석이 생기기도 했고) 어떻게 보면 정말 무모했던 거 같기도 한데, 그래도 회사 내에서도 내가 하고 싶은 걸 적극적으로 찾고 어필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게 아닐까 싶어.



2년 전 나의 모습과 비슷한 것 같아서 주절주절 말이 많았네. 그래도 꼭 말해주고 싶은 건, 마케터를 도전한 이유가 있었을 거야. 내가 왜 마케터 일을 하고 싶었는지 다시 생각해 보고 그때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지금의 일이 맞는지, 회사에서 업무를 변경할 수 있는지,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해결책들을 찾아봤으면 좋겠어.



그리고 뭐든 내 생각대로 딱딱 되면 그게 인생인가~ 이 길이 내 길이다! 하다가도 아니면 또 돌아가고 그럼 되지 뭐. 어떻게 보면 인생 자체가 내가 하고픈 걸 찾아가는, 아니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 아닐까 싶어.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며 함께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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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회사 없이 일하는 프리랜서 독립과정을 담은 '단발이의 편지 : 독립일기'의 한 부분입니다 :) 제 이야기 뿐만아니라 구독자 분들의 다양한 사연과 고민들을 함께 나누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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