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blue Mar 16. 2024

미쿡 회사 다니기

미국의 개인주의

언젠가 한국에 있는 어떤 사람이 "미쿡 사세요?" 물어서 "네, 미쿡에 사는데 미쿡 사람은 아니에요..." 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 사람이 보기에 미국에서 왔다고 하니 좀 이질적으로 느껴졌던 듯.


제 결론은 사람 사는 곳 다 똑같습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다 희로애락이 있죠.


다만 각 나라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미국 회사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미국 회사의 장점 중 하나는 사람 스트레스가 한국 회사에 비해서 적다는 것입니다. 그건 대체적으로 한국과 미국 두 곳에서 직장을 다녀본 사람들이 (저를 포함한)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제가 지금의 로펌으로 이직할 때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파트너 왈: 당신이 우리 로펌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저는 순간 당황했습니다. 아니 왜 내가 원하는 걸 묻는 거지? 로펌이 나에게 뭘 원하는지가 중요한 것 아닌가?


파트너 왈: 네가 뭘 원하는지 알아야 우리가 서로 이해할 수 있고, 같이 일할 수 있고, 같이 성장해 갈 수 있는 거야.


미국에서 일하다 보면 자주 쓰는 표현이 있습니다. Just to make sure that we are on the same page (우리가 서로 같은 이해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결국, (당연하지만) 너랑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 서로 오해를 하지 않으려면 한번 확인해 보자... 이런 말인 듯합니다.


또 이런 말도 많이 씁니다. I don't understand what you are saying.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이건 상대방한테 싸우자는 말일까요??? 보통은 아닙니다. 단지 진짜 모르겠으니 다시 설명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렇듯 미국에선 다양한 사람이 모여 살기 때문에 (저 같은 한국 출신 미국 변호사도 있고), 개개인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문화가 발달한 것 같습니다. 전 이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아 내가 존중받고 있구나 하는 기분이 들거든요. 처음에는 왜 저런 걸 물어보나 싶었지만.


미국에 살면서 개인주의가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도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오히려 직장에서도 사람들 간에 서로 합리적인 관계를 지향하고 인간관계의 피로감을 피할 수 있는 간극을 유지하는 좋은 수단이 됩니다 (예를 들어 개인적인 일은 대체로 서로 굳이 묻거나 캐내지 않습니다). 즉 일 외적으로 피곤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는 거죠.


미국 회사의 단점이라면 직원도 합리적으로 잘 자를 수 있습니다. 그것 또한 회사 입장에선 개인주의적인 선택이겠지요. 제가 알기로 영어에는 "정"이란 단어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요새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하루아침에 많은 수의 인원을 내보냈습니다. 그렇지만 잘린 직원들은 (억울하겠지만) 또 합리적으로 제 갈길을 찾아갑니다. 미국은 자유주의, 개인주의, 자본주의의 나라입니다.


어떤 문화가 좋은 것일까요? 선택은 본인 몫이겠지만 저는 어쨌든 미국에 적응해서 살고자 노력 중입니다. 결국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을 것이라는 명제를 믿고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브런치를 시작하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