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누군가가 내 귀에 꽂히듯이 한 말이다. "So... what do you want?" 건강, 부, 명예, 행복, 평화, 사랑, 진리...? 잘 모르겠다. 원하는 것은 항상 바뀌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선택해야 한다. 선택하지 않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나태해진다. 자신의 선택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결국 남들 손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게 될 것이다. 무엇을 우선시할 것인지. 무엇이 자신 인생에서, 그 순간에서, 가장 중요한지(priority).
우리는 살면서 좋든 싫든 선택을 한다. 가령 나처럼 공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를 하다가 미국 로스쿨에 가기도 하고, 또 대학원에 진학했다가 취업을 하기도 하고, 회사를 다니다가 공무원 시험을 보기도 하고, 또 공무원을 하다가 개인 사업을 하기도 한다. 혹은 갑자기 유투버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난 모든 선택이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선택하지 않고 흘러가버린 기회와 시간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선택에는 좋든 싫든 배움이 있다.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가 남는다. 그리고 내가 스스로 가장 싫어하는 말이 그때 그걸 해볼걸... 이란 말이다.
20대 때 엔지니어를 하다가 퇴사할 때 들었던 말이 기억이 난다. 어떤 임원은 나에게 "너 미국 로스쿨 가봤자 별 볼일 없어. 거기 간다고 퇴사해 봤자 지금 너 동기들보다 뒤처지는 거야! 사회에서 뒤처지는 게 얼마나 무서운 건 줄 알아?" 여기까진 그분 입장에서 (나 같은 관심사병을 통제해야 되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갑자기 본인 아들은 미국 의대를 다니고 있다고 한다... 그럼 전무님 아들은 왜 미국 갔어요?라고 물으려다가 참았다.
왜 모든 젊은이들이 같은 선택을 해야 할까. 다양성이 결여된 사회는 죽은 사회이다. 모두 같은 길을 가야 하고 같은 생각을 해야 한다면 세상은 단세포 동물들이 사는 곳이랑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어떤 사회나 조직에서 리더나 소수의 엘리트가 말하는 것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사는 것을 경계한다.
누군가가 절대 진리를 말한다면 분명 의심의 여지없이 진리가 아닐 가능성이 많다 (거의 99% 사기꾼이다). 난 뭔가 완벽하게 아름다운 진리를 우연히 발견할 행운 따위를 바라지 않는다.
나 자신도 나이를 조금씩 먹어갈수록 나만의 편견이 생긴다. 새로운 생각과 행동을 받아들이기 귀찮아진다. 예전의 희망찬 꿈들이 서서히 빛이 바래간다. 이렇게 사는 거지. 세상이 원래 다 그런 거지. 그래 인생이 그런 거지 뭐...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살게 된다.
원래 그런 건 애초에 없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모르면 세상 모든 게 다 그게 그거다. 인생에 아무런 새로운 것이 없고 재미도 없다. 자신의 인생이 소중하다면, 다시 오지 않을 이 시간들이 소중하다면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What do YOU want?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적어도 인생이 불행하진 않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