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침입자, 가마우지-그 검은 날개의 위협

충주호에서 시작된 취재,전국 강과호수를 휩쓴 생태전쟁의 기록

by 최국만

모터보트에 장비를 싣고 충주호를 가로지르던 날,

우리는 단순한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이 아니었다.

그날부터 시작된 우리의 취재여정은 전국을 가로지르는 가마우지 생태 탐사였고,

이는 곧 한국 내 생태계와 인간 생태계의 충돌을 마주하는 기록이 되었다.


가마우지는 원래 철새다.

유라시아 대륙과 북미,아프리카까지 널리 서식하는 이새는 ‘대가마우지(Phalacrocorax carbo)로

알려져있다.

우리나라에는 철새로 날아왔다가 점차 정착성 텃새화 되었다.

기후변화,도심 주변의 따뜻한 수온,먹이 풍부함 등이

이들의 정착을 불러온 요인이다.


가마우지는 생물학적으로 매우 탁월한 사냥꾼이다.

한 마리가 하루 300-500g 의 물고기를 먹고,

잠수 시간은 최대 3분,깊이는 2-3m 이상 가능하다.

군집 사냥도 가능해,하천이나 저수지에서 무리를 지어 물고기를 몰아 포획한다.


이런 능력은 생태계 일부에서는 자연적인 조절자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경우 인간과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우리 취재팀은 충주호,팔당호,남한강 지류,수원 저수지,충남 금강 일대 등

전국을 취재하며 가마우지의 서식 현장과 그 피해 규모에 대해서 확인했다.

가마우지로 인한 공통적인 사항은 ,

죽은 나무들과 하얗게 뒤덮인 배설물,먹이를 사냥해 둥지로 돌아오는 가마우지,

수면 위에서 일렬로 정렬해 ‘몰이 사냥’을 하는 모습들 이었다.


문제는 수천 마리의 가마우지가 한 지역에 서식하는 것은 단순한 조류 문제가 아닌

심각한 생턔계 교란 문제이며,지역 어업에 직격탄이었다.


어민들은 울분을 토했다.

“고기 씨가 말라요.”

“철새라고 잡지도 못했어요.”

“이젠 사계절 내내 이놈들이 있어요.“


이토록 분명한 피해가 계속되었지만,정부의 조치는 늦었다.

환경부는 2021년에야 가마우질를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했다.

그 전까지는 철새로 분류되어 포획 금지,보호 대상이었다.


물론 지정 이후에도 현실적 효과는 크지 않았다.

개체 수 조절을 위한 포획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하천 관리 기관과 농림.환경.지자체 간 협력체계가 미흡했다.


현재 가마우지 개체 수는 이미 조절 가능한 임계점을 넘었으며,

그 피해 지역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가마우지는 악마가 아니다.

그들도 생존을 위해 먹이를 먹고 번식하며 살아간다.

문제는 인간의 생태무관심,도심 확장,무계획한 수변 개발이

그들의 정착을 유도했고,결과적으로 인간 스스로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는점이다.

수원 서호공원 내 인공섬은 가마우지의 집단 서식지로 유명하고 그 피해는

주민들이 받고 있었다.

현장을 확인 한 취재팀도 그 규모에 놀라웠다.


한 섬의 나무들이 다 죽고 ,그 밑에서 한 어부는

“이젠 물고기보다 새가 더 많다”고 말한다.


우리는 어디까지 생태를 허물고 있을까.

이제 진정 필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생태적 각성이다.

10여년 넘게 환경을 취재하면서 느낀 것이다.


우리는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아니라

‘빌려 쓰는 공간’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가마우지를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한 지금,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지역 실정에 맞는 포획 프로그램과,

생태 데이터 수집과 종 밀도 분석.

보호종과 교란종의 구분에 대한 법적 기준의 재정비

그리고 무엇보다,어민과 생태 보호 양 측을 살리는 지속가능한 정책이 마련 되어야 한다.


취재팀이 여수 가두리 양식장을 취재 했을 때였다.

그 넓은 양식장 위에는 그물이 덮여 있었다.

그물이 없으면 가마우지를 비롯한 각종 새들이 달려들어 고기를 물어 간다고 한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하늘 위를 나는 검은 그림자를 공존의 존재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우리 스스로 무관심의 대가를 치를 것인가.


취재를 마치고 여러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하늘을 나는 검은 날개 가마우지는 살아있었다.

그리고 그 생명을 방치한 우리 삶의 이기심도,

어쩌면 더 큰 교란종은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사실도.

1. 가마우지 피해 어민 인터뷰(충주호) 2.취재팀이 최초 촬영한 가마우지의 토종물고기 몰이현장 3.전국 가마우지 서식 현장 4.충주호 내 섬의 가마우지 배설물로 인한 백화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