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렛츠 주부영어반모임 세컨하우스
어제 아침 일찍 톡방에 알림이 왔다.
"샘, 울엄마 돌아가셨어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리나케 총무님 친구가 톡방을 따로 열어 조문 일정을 잡았다. 9명의 친구들 중 나를 포함하여 시간이 되는 네명의 친구들이 조문을 가기로 하였다.
오늘 아침 한 곳에 모여 차 한대로 서울 강동구에 있는 장례식장으로 조문을 다녀왔다. 97세의 엄마를 보내는 친구의 모습은 평화로웠다. 호상이라서 화목한 가족 친지들의 분위기도 좋았다. 장례식장을 나오는 발걸음이 무겁지 않아서 좋았다.
디어 마이 프렌즈, 클럽렛츠!!!
우리 모임은 역사가 깊다. 50대 초반부터 70대 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친구들, 나이가 같아서 친구가 아니라 영어반모임으로 만나서 나이 관계없이 우리는 friend 프렌드, 친구다. 이 친구들은 20 여 년전 내가 외국어학원을 했을 때 내 수업을 들었던 주부영어반 멤버들이다. 그때의 멤버들이 대전 천안 서울 타지로 이사갔음에도 지금까지 모임을 가지며 서로의 경조사를 챙기고 일상을 함께한다.
나의 주부영어반 수업은 독특했다. 평일 오전 시간에 티타임 하는 형식으로 만나서 영어 기초부터 프리토킹까지, 영어수업을 하다가 세계사, 국사, 남의 집 가정사까지 다루고 맛있는거 싸가지고 와서 나누어 먹기도 하고, 날씨가 좋으면 날씨가 좋다고 즉석 피크닉을 가기도 했다. 미술관도 가고 곳곳 맛집도 찾아 다니기도 했다. 매년 3월 8일 세계여성대회 기념일에는 포트럭 파티, 각자 음식을 만들어 와서 함께 나누며 파티를 즐기기도 했다. 매년 연말이면 1박2일로 친구 집에서 때론 리조트, 콘도 숙소에 모여 맛있는거 먹으면서 서로 서로 한 해의 수고를 다독여주곤 한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직접적으로 영어공부를 하기 보다는 다양한 활동을 한다.
친구가 하는 카페에 모여 수를 놓기도 한다. (친구 중 한 명이 멋진 음식점과 카페를 운영)
퀼트를 수준급으로 하여 작품 전시회 준비를 하는 친구도 있다.
숲을 벗삼아 살면서 요렇게 이쁜 사진도 올려준다.
부부 색소폰 연주자로 봉사활동을 다니기도 한다.
고양에서 열렸던 박정현 콘서트에 함께~~~ 천안에서 유치원교사하는 친구도 먼길마다 않고 오고, 대전에사는 친구는 부부가 함께 왔다.
수시로 책 선물을 왕창 보내는 친구도 있다.
친구 딸의 토요일 저녁 야외 결혼식에 모였다가 밤늦게까지 별빛정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늘 신부의 엄마는 사진에 없고, 친구 한명은 남편과 함께 캠핑카로 유럽 여행 중이라 참석하지 못했다.
숲속 친구 집에서 연말파티~우리 모두는 요리사~~~
대전에 사는 친구가 앰프와 색소폰을 가져와 즉석 연주를 했다.
숲속 친구 집엔 노래방까지 있다 ~~
빨간 머리 앤 영어필사 100일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
독서모임도 한다.
오늘 조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의 세컨하우스에 들렀다. 서울에 메인 집이 있고 이곳은 그야말로 세컨하우스인데 마치 여기가 메인같다. 구옥을 매입하여 거의 구옥 산 가격만큼의 돈을 투자하여 예쁘게 꾸몄다. 요즘 세컨하우스가 대세인데, 친구는 4~5년 전에 이미 실행에 옮긴 것이다.
목수국
해담정 - 해를 담은 정원, 해담정이라 이름 지었다.
테이블위에 호박 하나가 있다. 주인이 없는 사이에 이웃 집에서 가져다 놓은 것이다.
가운데 나무는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한다. 재작년엔가, 우리 친구들은 크리스마스를 여기서 보냈다.
반달존, 친구가 일일이 손수 다 만든 것이다.
옥수수를 먹으며 끝도 없는 수다를 떨었다. 세컨하우스의 필요성을 공감하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집안 곳곳, 정원 곳곳 주인의 정성스런 손길이 느껴진다. 계절에 맞게 다양한 꽃들을 심고 가꾸며 더이상 뽑을 풀이 없을 정도로 부지런하게 정원을 가꾼다. 친구는 말한다. 이 집이 나를 살렸다고...
디어 마이 프렌즈, 클럽렛츠 주부영어반으로 만나 지금까지 20 여 년을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이 친구들과 함께해서 노년이 외롭지 않을 것 같다.
나이들면 친구가 소중해진다. 그리고 편안한 만남을 선호한다. 나이가 들어서 까지 마음 불편해지는 만남은 안하고 싶다. 연령층이 다양해서 좋다. 언니들의 경험담을 듣고 언니들은 동생들의 젊음을 참고할 수 있다. 주부영어반 한팀이 지속된 것이 아니라 여러 팀의 멤버들이 섞여 10년 전부터 정기모임을 이어오는 것이다.
다름을 받아들이는 포용력있는 친구들이다. Well-being 웰빙, Well-aging 웰에이징!! 마음 편한 친구들과 함께라면 가능할 것 같다. 드라마 디어마이프렌즈에 나오는 친구들처럼 우리도 그렇게 늙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