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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세이스트 레지나 Aug 10. 2024

다문화 한국어강사 체험기

다문화 인구 백만이란 이야기를 들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최근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에 결혼, 취업, 유학 등의 이유로 국내에 체류 중인 다문화 인구가 200만명이라고 한다. 반만 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백의 민족이란 말은 이제 사라진지 오래다. 


2018년 3월부터 12월까지 그리고 2019년 9월부터 12월까지, 3학기에 걸쳐 이천시 나래초등학교 한국어강사를 했다.  내가 한국어강사 자격증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영어강사 경력으로 외국인 어린이들에게 영어로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다는 이력으로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근처에 외국인 장교들의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는 국방어학원이 있는 관계로 군인가족이 머무는 아파트가 있고, 그들의 자녀들이 나의 한국어반 학생들인 것이다.학생들의 아빠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전역에서 온 군인장교들로  한국의 군대 문화를 2년 정도 체험하고 돌아가 자국의 군대에 반영시킨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방어학원 한국어교육이 필수인 셈이다. 이런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한국어반 수업은 저학년과 고학년 반으로 나뉘어졌고, 학생들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파키스탄, 몽고, 나이지리아, 튀르키예 등 다양했고, 나는 저학년 반을 맡았다. 오전에는 한국어반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각자 소속된 반의 아이들과 수업을 받는다. 


카지니아 현장체험학습, 나의 첫 한국어반,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파키스탄 그리고 몽고에서 온 친구 들이다.

빨리 먹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간절할까 ㅋㅋ

K팝 아이돌 체험관 인기는 최고!!

아무나 이겨라~ 아무나 이겨라!!!

추석 전날, 한국의 전통에 대한 수업을 했다.  저학년 고학년 합반 수업. 추석맞이 송편만들기!!!

송편 소는 참깨, 검은깨, 으깬밤, 설탕

야 비켜~내 송편이 최고!!!

역시 송편 반죽은 힘이지!!!

아주 정성스레 예쁘게 송편을 빗는 어린 친구들.

드디어 솔잎얹고 송편 찌기!!! 맛은 최고최고!!!

추워도 운동장에서 노는 시간이 제일 즐거운 아이들~

수료식을 앞두고 아이들이 선생님께  쓰는 편지~

6학년 다문화 다음식 요리교실~

모듬별로 만든 음식을 소개하고 시식하기!!!

금연예방 교육도 실시하고~

귀여운 포스터 ㅋㅋ

반 아이들과 함께 깍뚜기 만들기 체험!!

아프리카문화 공연 관람~


2학기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은 수료증을 받았다. 뿌듯하다. 이때쯤이면 나름 한글을 읽고 쓰고 한국어로 어느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된다. 나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이력이 생기게 해준 다문화 이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즐거웠다, 아이들아~~~


다문화 가정 한국어반 수업을 하면서 가장 두드러지게 느꼈던  세 가지를 이야기하고싶다.

첫번 째는 말 그대로 다문화에서 오는 갈등이다. 내가 맡은 저학년 반은 크게 이슬람 문화권과 비이슬람 문화권으로 나뉘었다. 8세~10세의 아이들인 만큼 먹는 것 문제로 제일 많이 부딪혔다. 즉 돼지고기를 안먹는 이슬람문화권과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 몽고문화권의 갈등이다. 간식을 주면 '이거, 돼지고기 없어요?"부터 묻는 아이들, 심지어 과자류에 들어있는 경화유까지 확인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돼지고기로 만든 기름이 아닌가했다. 아마도 부모님께 받은 교육의 영향일 것이다. 이슬람문화권이 다수이다 보니, 돼지고기를 먹는 몽고아이들을 마치 미개인 취급하고, 이것이 주먹다짐으로까지 이어진다. 학부모상담까지 이루어져도 쉽게 바뀌지 않는 문제다. 다문화반 아이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을 위해서는 학부모들과 아이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우선시되어야하고, 문화상대주의 교육이 병행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정기적인 교육말이다. 물론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해야하는 우리 아이들에대한 배려와 교육도 필요함은 말할것도 없다.


두번 째는 다문화 아이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내가 근무했던 상황은  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영어로 소통이 이루어지는 학생들이 있어서 나름 수월했다. 대부분의 자격증을 가진 한국어강사들이 한글 자음 모음으로  쓰기 교육부터 실시하지만, 나는 듣기 말하기부터 수업하는 스타일이었다. 영상을 이용해 동요따라부르기부터 K팝 아이돌 노래 듣고 따라하기 등은 내가 활용했던 가자 ㅇ효과적인 한국어 수업 방식이었다. 아기상어노래하면서 가족관계부터 익히고, 뽀로로송을 이용한 일상생활 언어들을 배우게 한다. 좀더 나아가 K팝 아이돌의 현란한 춤과 노래들은 아이들의 이이스브레이킹으로 최고였다. 영어권이건 비영어권이건 간에  어려운 한국어교본에 의존해서 하는 수업은 이제 그만. 듣기 말하기가 언어교육에서 우선시되어야하고, 쓰기 읽기는 천천히 병행되어야 한다는 기본 진리를 실천했으면 좋겠다. 우리의 영어교육 실패의 원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한국어 교육의 현실이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최근에는 다문화 가정들의 국적이 더욱더 다양해지면서 한국어강사가 아닌 다문화 한국어강사강사 혹은 이중언어강사를 모집한다. 예를들면,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사람들 중에서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다문화 강사로서,  학교에서 우즈베키스탄 아이들의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는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서 채용문제가 심각하다. 물론 다문화강사에 대한 교육도 필요할 것이다.학교차원에서 해결해야할 것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다문화강사 공급 대책이 마련되어야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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