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전략, 지원동기
취업은 언제나 어렵고 취준생이란 단어는 한번 생긴 후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따야 하고 학원도 다녀야 하기에 많은 취준생들은 돈을 벌기 전에 많은 돈을 쓰게 되는 것이 지금의 취업 트렌드.
하지만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한다.
취업의 키는 자격증이나 스펙이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소개서와 면접이 쥐고 있다는 사실을.
지난번에는 자소서를 어떻게 쓰면 합격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쓰면 탈락하는지에 대해 정리를 했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자소서 전체를 뜯어봤다면 이번엔 자소서에 공통적으로 필히 나오는 항목이자 면접에서 반드시 질문을 받게 되는 항목들에 대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회사 자소서 항목에는 지원동기를 쓰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이 지원동기는 면접장에서 필히 질문을 받게 된다. 그것도 거의 첫 질문으로.
그렇기 때문에 지원동기는 첫인상을 좌우할 수 있는 항목이고 매우 중요한 답변이라고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우리 회사에 왜 지원했느냐인데 내가 서류를 검토하거나 면접관으로 들어가 보면 지원자들의 지원동기가 정말 형편없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취준생 대부분의 지원동기가 '돈 벌기 위해서', '연봉이 많으니까', '대기업이니까' 등등 지극히 현실적이고 자본주의적이라는 걸 알고 있다. 면접을 보고 있는 면접관들도 그러했고 만인이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이건 취업을 하고 싶은 동기이지 이 회사에 지원한 동기는 될 수 없다.
입사 지원자들은 다 거짓말을 한다. 위와 같은 취업 동기 때문에 이 회사에 지원했다는 걸 알지만 면접관들은 누가 얼마나 더 거짓말을 듣기 좋게 말하는지 심사를 한다.
엄밀히 말하면 이건 거짓말이라기보다 시험이기에 누가 출제자의 마음에 드는 대답을 하는 가에 대한 문제이다. 그래서 듣기 좋은 거짓말은 용서되지만 지원동기를 물었는데 취업동기를 답하는 동문서답은 용서받지 못한다. 물론 '돈 많이 주니까요'라는 취업동기를 직접적으로 말하는 바보는 없겠지만 지원동기에 취업동기를 대답하는 지원자가 너무도 많다.
'이 회사는 이런 비전이 있어서 함께 성장하고 싶다.'
'나는 이런 걸 잘하고 준비했기 때문에 이 회사에 어울리기 때문이다.'
'평소에 이 회사의 제품을 좋아했고 내 전공을 살려 이 회사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
뭐 이런 식의 동문서답이 난무한다. 이런 동문서답이 위험한 이유는 면접관이 이런 반문을 할 수 있기 때문.
'우리 회사 말고 더 비전 있는 회사가 생기면요?'
'그런 걸 준비하셨으면 우리 경쟁사에도 지원하셨겠네요?'
'우리 제품이 좋으시면 타사 제품은 어때요? 나중에 이직하실 수도 있겠네요?'
취업동기를 얘기했기 때문에 취업동기는 다른 회사에서도 쓸 수 있는 답변이 되고 이렇게 면접관이 다른 회사를 거론하며 반문하기에 딱 좋다.
당신이 취준생이라면 이제부터 지원동기에 대한 이해부터 싹 뜯어고치자. 지금까지 자소서에 쓰고 면접에서 말했던 취업동기는 잊어버리고 이제부터 지원동기를 준비해야 한다.
지원동기는 말 그대로 '수많은 회사들 중에 왜 당신은 이 회사를 선택했는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회사가 아니면 안 되는 이유'를 명확하게 답 해야 한다. 이 답변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회사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있어야 한다. AI가 찍어내는 듯한 답변이 아니라 내가 정말 이 회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는 대답이어야 한다.
면접은 내가 쓴 자소서의 내용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대답이 찐인지 아닌지 증명하는 자리이다. 고로, 나는 다른 회사는 필요 없고 이 회사여야 한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대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대답은 회사 홈페이지 대충 훑고 준비하거나, 인터넷 자료만 긁어서 나오지 않는다. 한마디로 컴퓨터 앞에만 앉아서 클릭하는 것만으로는 다른 경쟁자와 같은 대답을 만들 뿐이다.
A 회사의 아이템이 좋아서 A 회사를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거다. 지원동기가 아니라 이건 당연한 거라고. 당신이 그 아이템을 싫어한다면 지원을 안 해야 하는 거처럼 당연한 거.
하지만 A 회사의 아이템을 다른 회사의 아이템보다 좋아하는 이유를 명확히 얘기하고 다른 회사와 A 회사가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과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지원동기로 얘기한다면 어떨까? 그럼 면접관이 '다른 회사도 지원하실 건가요?'라는 반문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건 A 회사만 가지고 있는 특성이고 지원자가 그걸 파악했다는 건 그만큼 정말 A 회사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이 증명됐으니까. 이런 게 바로 지원동기가 되어야 한다.
연애를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주로 여친이 남친에게 하는 경우가 많음)
'내가 왜 좋아?'
이런 질문을 갑자기 받으면 순간적으로 동공이 흔들린다.
대답은 해야 하는데 평소에 생각해 본 적은 없고 그렇다고 뻔한 대답을 했다간 역풍을 맞을 거란 걸 알기 때문에.
'예뻐서 좋아.'
'그럼 나보다 더 예쁜 여자가 좋다면 가겠네?'
'착해서 좋아.'
'뭐야... 예쁘진 않고?'
'좋은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좋아.'
'생각 안 해봤구나?'
이런 답변들이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무성의한 답변은 이렇게 뭔가 더 요구를 받게 된다는 것.
남녀 사이에서도 무성의한 답변이 이런 결과를 초래하는데 인생이 걸린 면접은 어떨 것이며, 면접관은 또 어떨까. 우리 회사에 들어올 사람을 뽑는데 지원동기가 무성의하다면 뽑을 이유가 없다.
취준생도 그렇고 경력직 이직자도 그렇고 앞으로 면접을 봐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 포스팅은 모두 읽어보길 바란다. 뻔한 지원동기, 무성의한 지원동기, 동문서답형 취업동기가 당신의 첫인상을 망치게 된다.
지원동기다운 지원동기를 준비하고 싶다면 옛날 방식같이 들릴지는 몰라도 발품을 팔아야 한다. 직접 그 회사 매장을 가보고, 제품을 사보고, 먹어보고, 체험해 보고 나만의 인사이트와 경험을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정말 이 회사에 관심이 많고 이 회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만들어야 한다.
남들이 수집하지 않는 자료인 관련 도서를 직접 읽어보기도 하고 관련 논문도 찾아보면 좋을 거 같다. 대부분의 취준생은 마우스만 딸깍거리며 인터넷에서 편하게 얻은 정보로만 승부수를 띄우는데 이 점이 참 안타깝다. 취업은 쉽지 않고 이런 얄팍한 지식으로 다른 경쟁자를 이기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지원동기는 뭐다? 면접의 첫인상이다. 그러므로 아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지원동기는 취업동기가 되어선 안된다. 나에게 이 회사가 아니면 안 되는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
내가 이 회사를 얼마나 잘 알고 관심도가 높은지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이 글을 읽고 깊이 반성한 후 진짜 지원동기를 만들어보길 바란다.
이 지원동기는 취업이든 대학 입학이든 똑같이 적용해 보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왜 서류전형에서, 면접에서 떨어지는지도 깨달았길 바란다.
@author.ot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