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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냥사탕 Aug 08. 2023

내 얼굴에 책임지며 살고 싶다

직업의 특성상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된다.

서로 얼굴이 다르다 보니 만나는 이에 따라 성격도 다르다. 


상대를 응대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런 특성에 맞게 대처를 해야 하지만 확실히 느끼게 되는 부분이 있다.


관상은 과학이다


세상 모든 이에게 적용되는 말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평균 이미지는 배제할 수 없다. 부분을 보고 전부 그렇다고 단정 짓고 싶지는 않으나 적어도 일반화의 오류가 아님은 자명해 보인다.


 -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성질을 내는 사람

 - 자신이 퇴근하고 갈 때까지 무조건 기다리라는 사람

 -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있음에도 깎아달라고 우기는 사람

 -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락두절인 사람

 - 그럼에도 또다시 예약 잡고 노쇼인 사람

 - 다른 이보다 조금 많이 (부, 지식 등) 가졌다며 하위계층이라 표현하고 무시하는 사람


솔직히 여기에 다 적기에는 너무 많아 그만 적겠으나 세상 사람들은 이들을 소위 '진상'이라고 명칭 한다. 


대체 그들은 왜 그럴까?


물론 그들만의 불가피한 이유들이 다양할 것이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에는 그동안의 엄무와 전혀 다른 분야였기에 신기하기만 했다. 

유릿장 같은 얇은 멘털을 보유한 1인으로서 울리는 전화를 받기가 겁이 났었고, 예약표에 떠있는 특정인의 이름을 보며 두려웠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그것도 몇 년이 지나니 조금씩 의연해지는 법을 터득해 갔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부담스럽고 힘들기는 매 한 가지이지만 비껴 생각하는 방법을 그들 덕분에 배웠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일테다. 그리고 그들의 얼굴에서 조금씩 공통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10대, 20대가 지나 30대, 40대...


얼굴은 인생의 지도라고 한다.

분명 앳되고 귀여웠을 한때의 얼굴에 세월이라는 시간이 겹겹이 쌓이다 보니 그들이 살아왔던 마음씨가 조금씩 드러나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절대 보톡스나 성형 수술로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거울 속 내 얼굴을 들여다보게 된다.


나의 얼굴에는 어떤 세월들이 각인되어 있을까?

내가 겪은 풍파들이, 내가 품었던 안 좋은 마음이 투명하게 올라오지 않았는지 걱정도 된다. 

타인에게 너무 모질거나 상처 주고 싶지 않았으나 혹여라도 실수하거나 했을까 봐 더욱 조심스럽게 행동을 하게 된다.


나는 누군가에게 진상이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조금씩 피어오른다.

내 인생이 고스란히 보여주는 얼굴이다. 아무리 인격이나 성품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세월이라는 것은 내면이 외면으로 드러나게 됨은 어쩔 수 없는 일. 


부디 나의 얼굴에 책임지는 사람, 그런 인생을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삶의, 내 얼굴의 무게를 오롯이 감당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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