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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호 Dec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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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고딘의 린치핀 리뷰

The Great Discontent


해고의 시기가 왔을 때 가장 안전한 일자리는 예술가다. 쉽게 아웃소싱할 수 없고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린치핀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은 유튜버 드로우앤드류님의 추천에 의해서 알게되었다. 마케팅의 정수를 잘 뽑아내서 정리해놓은 세스 고딘의 책이기 때문에, 퍼스널 브랜딩을 하기 위한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교본이 될 것이다. 책의 전반부는 나에게 그렇게 와닿지 않는 예시들이 많아서 모두 스킵했다. 그런데 중간부분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용적인 마케팅방법, 마인드셋 등을 소개해주기 시작해서 정독했다. 사실 세스 고딘은 이미 마케팅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지만, 나는 역사, 과학, 예술 쪽에 관심이 많아서 한번도 읽어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최근 내 이름을 걸고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되면서, 마케팅을 입문하기 시작한 것이다.


단 하루라도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오늘 하루를 생산적으로 보내야 하는 이유는 누군가가 나에게 높은 값을 지불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이 나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는 예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다. 내가 하는 일이 더 나아지고 나의 예술이 더 중요해질수록 나의 선물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아질 것이다. 내 선물을 누구에게 줄 것인지 훨씬 까다롭게 고를 수 있게 된다. 자신이 하는 일에 걸맞은 보수를 받지 못한다면, 이는 그 일을 끝마치고 나서 유대가 형성된다는 뜻이다. 선물을 주고받을수록 사람은 더 끌리게 되고 관계는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이 책의 메시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당신은 예술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톱니바퀴에 의해 쉽게 대체되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더 간단하게 얘기해보자면, 능동적이냐 수동적이냐 그 차이다. 사람이 수동적일수록 직장에서 보이는 일의 깊이가 얕을 수 밖에 없다. 일하는 시간에서 조금만 더 자유시간을 얻기를 갈망한다. 딱 받은만큼만 일하려고 애쓴다. 왜냐하면 그 무엇보다 내가 제일 소중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동적인 태도는 곧 자신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길로 이어진다.


'주는 만큼 일한다'는 태도는 우리를 싸구려로 만든다. 자신의 시간을 돈을 받고 기꺼이 팔려고 하는 순간, 자신 안에 잠재해 있는 예술가가 되는 일은 멈추고 만다. 주는 만큼 일한다면, 하루의 일이 끝나면 그 이후에 아무런 유대관계도 생길 수 없다. 일용노동자에게 일을 주는 사람은 일일고용자뿐이다.


그렇다면 예술가의 마음가짐은 어떨까? 가장 기본적으로세스 고딘은 '선물을 나눠준다.' 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말하는 선물이란, 자신이 받는 대가에 관계없이 능동적으로 충분히 자신의 능력(혹은 책에서 말하는 '감정노동')을 발휘하여 상대방에게 서비스, 혹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도와주는 것이다. 저번 글에서 자청의 역행자 책을 리뷰했을 때 언급된 말과 비슷하다. 모든 서비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고, 자신이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능력과 스킬이 있으면 그에 걸맞는 부와 명예를 확보하는 것이다. 사실 표현의 차이지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탁월함이 터져나오기 위해서는 수많은 헛발질, 수준 낮은 작업, 그 분야의 지식들이 계속 반복되고 쌓여야 한다. 하지만 외부에서 보면 과정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어느 한 순간에 능력을 터득한 것처럼, 처음부터 타고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두번째로, 선물을 나눠주면서 생기는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이다. 작심삼일에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호기심을 갖고 실패하는 경험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일의 완성'이 있다. 일을 마무리하지 않고, 프로젝트를 질질 끄는 성격이라면 당장 고칠 필요가 있다. 어떻게든 일을 마무리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나의 값진 노하우나 기술이 담긴 서비스를 세상에 표현하고 알려야하는 그 연결고리가 끊어져버린다. 그것은 곧 자신이 애초에 목표했던 꿈과 목표들이 흐지부지되는 것이다. 피카소는 1,000점 이상의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그림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들조차도 최소 2, 3점이라도 알고 있는 것이고, 이 책을 쓴 세스 고딘도 100권이 넘는 책을 써왔기 때문에 '린치핀'이라는 히트작을 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예술을 만들어내야한다.


모든 걸작은 완벽한 마무리를 통해 탄생한다. 무엇을 시작하는 목적은 오로지 끝내기 위한 것이다. 혼란, 위기,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정기적으로 일을 마무리해서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결코 쉬운 기술이 아니다. 하지만 린치핀이 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능력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생산할 때는, 그 타겟을 구체적이고 명확히 설정해서 나중에 방해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 모든 사람을 위한 예술은 이도저도 아닌 것과 같다. 세스 고딘은 '낭비'라고 표현했다. 생산을 해봤자라는 얘기다. 타겟을 너무 넓게 설정하면, 거기서 오는 중구난방의 손님의 피드백을 다 받아들여야하는 상황이 온다. 구체적으로 타겟하지 않으면 기대치가 너무 들쭉날쭉해지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 집중해야할 힘, 그리고 브랜드 자체의 방향성을 잃어버리기 쉽다. 그래서 확실한 타겟을 설정하고, 자신의 손님에게만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 외 다른 잡다한 의견들은 신경쓰지 말고, 힘을 분산시키지 말자.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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