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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희 May 26. 2022

스타트업, 1인 디자이너로 이직하기

스타트업 디자이너로 이직하기 전 고려해야는 것들에 대하여


#스타트업, 이직 괜찮은 걸까?

사실, 디자인 업계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지양하는 형태가 스타트업 1인 디자이너가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이직을 고민하면서 나는 디자인 팀이 있는 인하우스 디자이너 > 디자인 전문 에이전시 > 스타트업 1인 디자이너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했었다.


굳이, 설명하자면

1. 디자인팀이 있는 인하우스 디자이너 : 클라이언트가 많지 않고, 회사 내 정해진 브랜드에 대한 디자인만 할 수 있다.

2. 디자인 전문 에이전시 : 고생은 하겠지만, 다양한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쌓을 수 있고, 디자이너 동료들이 많아 다양한 시각을 넓힐 수 있다.

3. 스타트업 1인 디자이너 : UI 디자이너를 채용한다고? 과연, UI 디자인만 할 수 있는 걸까? all around player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ㅎㅎ)이 크다.


나의 경우, 원티드에 이력서를 오픈해 두고, 오래 지나지 않아 두 곳의 스타트업에서 오퍼를 받았다.

그리고 지금 회사에 합류하기로 결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20년 9월, 현재 회사에 합류를 했고, 1년 9개월째 디자인으로 비즈니스를 서포팅하고 있다.


2020.08.10(월) 면접 제안

2022.08.14(금) 면접

2020.08.18(화) 채용 확정


처음 합류를 하던 시점에 우리 회사의 개발 조직은 인프라 1, 백엔드 1, 프런트 1, 안드로이드 1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Co-founder인 이사님께서 PM을 비롯해 영업/인사/재무 등을 담당하고 있는 형태였다.

사업 초기에 외주 디자이너를 통해 디자인을 진행하고, 초기 개발과 서비스 출시를 마친 이후에 규모가 커지면서 인하우스 디자이너를 채용하기로 결정한 시점에 처음 합류한 디자이너가 나였다.



#눈에 보이는 프로덕트가 다가 아니다.

GUI가이드 문서 작업을 수없이 많이 했지만, 실제로 개발자와 소통을 하며 디자인을 해 본 경험이 없던 나는, 내가 과연 이 조직 내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이 조직의 필요에 부응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약간 있었다.

그럼에도, 이 비즈니스에 대한 호기심과 회사의 비전에 대한 설렘이 두려움을 넘어섰던 것 같다.


"그래, 1년 동안 행사 기획도 그렇게 많이 해 봤는데, 서비스 디자인은 못할 게 뭐야."

지난 1년의 경험 덕에 새로운 일을 대하는 마음 가짐이 강해져 있었다.


당시 입사를 고민했던 지금의 회사는 크라우드 소싱 형태의 퀵 서비스와 오피스 물류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메일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당시에 하나의 브랜드는 검색했을 때 2개의 서비스가 있었고, 하나의 브랜드는 론칭 전 기획단계에 있었다.

막연히 검색했을 때 나오는 '눈에 보이는' 프로덕트가 B2B 고객용 접수 홈페이지와 배달의 민족 라이더 앱과 비슷한 형태의 이용자 군이 사용하는 배송 파트너용 애플리케이션 2개였기 때문에, 디자이너로 합류하던 시점에 나는 2개의 프로덕트+신규 하나(?) 정도 하면 된다고 "착각"하고, 입사를 덜컥 결정했던 것 같다.


실제로 입사 후, 운영하는 서비스 내에 프로덕트들은 아래와 같이 늘어났다....


퀵(배달) 서비스는 관리자용 프로덕트를 포함하여 3개의 프로덕트가 있다.

B2B 고객용 포털사이트(회원 주문 웹)

배송 파트너용 애플리케이션(Android, iOS)

주문 및 배송 현황 관제용 웹(Admin)


소형 퀵서비스 회사를 인수 합병하면서, 여기도 3개의 프로덕트가 있다.

B2C 고객용 포털사이트(소개용 페이지만 제공)

B2C 고객용 주문 애플리케이션(Android, iOS)

배송 파트너용 애플리케이션(Android, iOS) > 서비스 제공 중단, 통합하여 운영

관제용 웹 > 서비스 제공 중단, 통합하여 운영


오피스 물류 관리 서비스(디지털 메일룸)는 총 5개가 더 있다.

B2B 고객용 포털사이트(회원 주문 웹)

고객용 키오스크(비회원 주문 웹)

매니저용 물류 등록 앱(Android)

시스템 관리자용 웹(Mater, 최상위 관리자 개념)

지점별 관리자용 웹(Admin, SaaS 형태 제공 시 필요)


여기서 UI 디자인이 필요한 항목도 있고, 필요하지 않는 항목도 있다. 관리자용은 거의 디자인을 하지 않지만, 내부 CS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디자인 팔로업은 진행하고 있다.


요점은, 내가 이직하고자 하는 회사의 서비스가 어떤 프로덕트들로 운영되고 있을지, 타깃과 서비스 제공 범위를 고민하면서 미리 예상해 보고 합류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추가로, 배달의 민족을 예로 눈에 보이는 서비스를 파악해보자.


1. B2C 고객 주문 애플리케이션(주문, 배송 현황, 내역 등) - Android, iOS 2개 예상 가능

2. B2B 사장님용 프로덕트(주문현황 확인, 매출내역, 메뉴 수정, 광고 등) - POS형태로 제공하는 기능이 필요하고, 별도 Website도 있을 것이라 예상 가능

3. 라이더용 배달 애플리케이션(배송 오더 수행, 정산 등) - Android, iOS 2개 예상 가능


정도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프로덕트 외에도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더 많은 프로덕트가 필요하다.


1. B2C 고객 주문을 받은 데이터들을 관리하는 관리자 페이지가 필요할 것이고, 해당 공간에서 고객 CS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2. B2B 사장님들의 주문현황을 확인하는 것(=B2C 고객 주문)은 위와 상동하는 내용이고, 그 외에 B2B사장님들의 매출을 정산하고, 변경 이슈를 관리하고, 매장 CS를 처리할 수 있는 관리자용 페이지도 필요하다. B2B 사장님용 프로덕트에 주문현황 확인, 매출내역 등의 기능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고 가정하고, 그 외에 메뉴 수정이나 광고를 관리자를 통해 수정할 수 있게 할지, 혹은 사장님들에게 직접 수정권한을 줄 지에 따라 프로덕트 설계가 달라진다.

3. 라이더의 위치수집, 배송 현황을 확인하는 페이지가 필요하고, 해당 공간에서 배송 CS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위 3개 항목은 하나의 관리자 페이지에서 통합해서 관리될 수도 있고, 사업의 규모, CS의 규모에 따라 혹은 사업의 방향에 따라 프로덕트가 분리되어 따로 운영될 수 있다.

실제로 배달의 민족이 몇 개의 프로덕트로 분리되어 운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글을 읽는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고민하는 분들은 나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사전에 서비스 리서치를 명확하게 하기를 추천한다.


글을 마치며, 스타트업에서 1인 디자이너로 근무를 해야 하는 조건이라면

1. PM(Product Manager)이 있는지, 혹은 업무지시 혹은 협업을 요청할 담당자가 누구인지

2. 눈에 보이는 프로덕트 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프로덕트는 무엇인지

꼭 확인해 볼 것을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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