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쇼핑몰에 있던 푸드코드로 일주일 내내 출근 도장을 찍던 날들이 있었다. 여러 코너 중 반상차림으로 나오는 한 곳에만 꽂혔다. 메인 메뉴에 맵지 않은 나물종류가 세 가지나 곁들여 나와 먹다가 비빔밥으로 전환하기에도 딱이었다. 반상차림이니 1인만 주문해서 혼밥해도 가벼운 마음이 들었다.
며칠째 한 끼에 만원 이상을 쓰는 스스로에게 진정시킬 명분이 필요했다. 메뉴 고민의 필요도 없고, 따로 밥상을 차리지 않아도 되며 설거지까지 해결해 주니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그리 비싼 것은 아니라고 합리화시켰다. 이것이야말로 1석 3조가 아니냐며 내면으로 꽤나 번뜩이며 낄낄거렸다.
오픈하자마자 브런치를 먹는 시간에 한식을 주문하니 매번 같은 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그렇게 며칠째 같은 곳에 자리 잡고 메뉴를 주문한 채 진동벨을 들고 있는데 바로 눈앞 1미터 거리에 한 여성과 유모차에 탄 아기가 자리를 잡았다. 아무래도 같은 곳에서 메뉴를 주문한 듯싶었다.
기다리던 음식이 나왔는데도 평소처럼 책이나 유튜브 영상을 밥친구로 눈앞에 두지 않았다. 유모차에 태운 아기와 엄마로 보이는 그 여성이 바로 두세 발자국이면 닿을 거리에 있었는데 마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는 듯 모든 행동들이 익숙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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