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가장 오래된 초등학교 시절 친구 한 명이 있다.
하영이로 말할 것 같으면 밝고 싹싹하며 공부도 잘하는, 한마디로 누구에게도 적이 없고 사랑받을만한 사람이다. 이런 친구를 아주 어린 시절에 만난 나는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에도 이런 부류의 사람은 어디에나 소수로 존재했지만 청소년 무렵에는 급속도로 친해지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오랜 과거에 맺어진 인연이라 자주 보는 사이도 아닌데 불쑥 한 번씩 머릿속에 하영이가 스쳐 지나간다. '진짜' 친구를 떠올렸을 때도 하영이가 가장 먼저 떠오른 이유는 친구 집에 방문해 본 유일무이한 경험을 하영이와 나누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해 본다.
경기도 안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 둘은 차가 잘 지나다니지 않는 집 앞 골목에서 사방치기를 하고, 하영이네 집에서 원카드를 하며 놀았던 기억이 잔상처럼 남아있다. 덕분에 우리 엄마도 하영이를 알고, 나도 하영이의 부모님과 남동생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별것 없는 소꿉친구가 영원할 것 같았지만 초등학교 2학년 당시 아빠의 이직으로 나는 수원에 전학 갔다. 얼마 후 하영이도 1기 신도시인 분당으로 이사를 가며 우리가 살았던 안양이라는 도시에서 우리 둘은 모두 사라졌다.
현실에 적응하며 학업이라는 우리의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시간은 어떤 때엔 느리게 어떤 때엔 빠르게 흐르며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을 마주하며 우리는 성장했다. 그리고 10여 년이 흘러 서로 대학생이 된 신분으로 연락이 닿아 그 당시 핫한 강남의 미즈컨테이너 식당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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