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 한 명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오랜만에 여러 가족이 모였다. 어느 편안한 분위기의 식당에 둘러앉아 누군가는 고기를 굽고, 몇몇은 셀프 상차림을 하며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식사가 준비되기까지 아이들이 하고 있던 보드게임을 어느 정도 정리하자 어느새 근처 공중에 매달려있는 커다란 모니터로 눈길이 향했다.
모니터에 띄워져 있던 영상은 유튜브 채널 <뜬뜬>의 여행 예능프로그램 '풍향고'였다. 바람 따라 계획 없이 떠나는 여행이라는 콘셉트를 가진 이 여행채널은 평소에 아이들과 함께 시청하던 몇 안 되는 영상이기에 반가웠다. 반면 채널의 영상을 처음 마주한 어느 친척분은 한 등장인물을 보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 사람 언제 저렇게 늙었대?"
이번 여행 예능을 통해 아빠미를 뿜어내며 다양한 매력을 발산한 이성민배우를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이배우는 맛있는 것을 먹으면 제작 스태프까지 챙겨주고, 영어를 잘하지 못하더라도 차례가 되면 용기 있게 멘트를 던져보는 모습 등 여행 내내 자신의 약점을 숨기지 않고 매력적인 아저씨의 캐릭터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처음 몇 초간 바라본 사람에게는 그간의 내용들이 당연히 파악되지 않고, 오직 겉모습으로만 읽힌다. 염색을 하지 않아 새치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보이는 헤어스타일, 고화질의 장비 덕분에 나이를 가늠할 수 있는 얼굴의 잔주름까지 모니터를 통해 충분히 확인되고야 말았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중 그런 말을 한 사람은 딱 한 명뿐이었다. 동시에 내심 놀란 사람은 바로 나였다. 사실 마음속으로 그분을 향해 점점 늙고 계시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자외선차단제조차 평소에 전혀 바르지 않아 뵐 때마다 여러모로 급격한 세월을 맞이하고 계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 자신이 느낀 것을 굳이 사실이더라도 그대로 언급한다면 상대방과 분위기가 불편해질 수 있기에 침묵하였다. 상대방에겐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고, 내가 그분의 일상을 속속히 다 알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반면 자신이 몇 살로 보일지 생각하지 않은 이들은 화면 속 인물에 대해 쉽게 평가를 내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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