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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곡역 맹꽁이

by 소똥구리

3호선, 경의선, GTX가 교차하는 대곡역, 일산의 관문이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 GTX에서 경의선으로 갈아타려 플랫폼에 섰다.


이상한, 좋은 의미의, 신비한 느낌이 들어 한쪽 이어폰을 빼고 귀를 기울였다.

맹꽁이 소리였다.


스크린 도어 너머 3호선 철길과 경의선 철길 사이 풀숲에서 맹꽁이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어린 시절 비 오면 들려오던 맹꽁이 소리다.


맹꽁이 소리를 따라 해 본다.

"맹~꽁, 맹~~꽁, 맹~꽁"


정겹지만 한편으론 낯설다.

맹꽁이도 사투리가 있는 건가?

닮은 듯 다르다.

한쪽 이어폰을 마저 빼고 맹꽁이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귀가 깨끗해지고 머릿속이 맑아진다.


열차가 들어온다.
집으로 가야 한다.


열차에는 피곤에 지친 사람들로 가득하다.


문이 닫히고 이제 맹꽁이 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25.6.16)






사진_소나기ⓒ소똥구리(2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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