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건강백년길을 우리 부부는 좋아한다. 남편이 무릎이 아파서 등산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백년길에 자주 간다. 건강백년길은 평지라서 어르신들도 걸을 수 있고, 무릎 아픈 남편도 산책이 가능하다. 우리는 인천 서구에 살고 있는데 인천 2호선과 공항철도를 타고 간다. 공항철도 운서역 1번 출구로 나가면 큰길이 보이고 왼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길 건너편에 바로 건강백년길 입구가 보인다. 5분이면 충분하다.
입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벚나무 숲길이 펼쳐진다. 봄에는 벚꽃이 만개하여 사람들이 꽃구경하러 정말 많이 간다. 벚꽃이 떨어질 때는 꽃 양탄자가 깔린 것처럼 아름답다. 나는 벚꽃이 필 때도 좋아하나 5월 신록이 우거진 싱그러운 숲길을 좋아한다. 5월에도 여름처럼 더운 날이 많다. 밖은 더운데 숲길에 들어서는 순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숲길이라 그늘이 져서 굳이 선글라스를 끼지 않아도 괜찮다.
숲길을 걸으며 주변에 피어있는 애기똥풀이나 살갈퀴, 민들레, 꽃마리, 토끼풀 등야생화를 보는 재미도 있다. 가끔 앉아서 네잎클로버를 찾아보기도 한다. 운이 좋으면 네잎클로버를 찾는 행운을 얻는다.
건강백년길에는 걸은 거리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다. 운서역 쪽 입구에 0킬로미터 안내판이 있고 뒷면에는 3.5킬로미터가 표시되어 있다. 백련사 쪽 유수지 생태연못 쪽에도 똑같은 안내판이 있어서 반대로 걸을 수도 있다. 안내판은 500미터 간격으로 있어서 내 수준에 맞게 걸을 수 있고 걸은 거리를 친절하게 알려주니 좋다.
걷다 보면 두 갈림길이 있다. 갈 때는 주로 왼쪽 길로 걷고 돌아올 때는 반대편으로 걷는다. 오른쪽 길은 그냥 계속 이어지는 길로 걷다 보면 넓은 잔디광장과 가볍게 운동할 수 있는 운동기구도 만날 수 있다.
왼쪽으로 걸으면 영종도 유수지를 만날 수 있는데 유수지가 굉장히 넓다. 유수지에는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철새관찰 조망대도 있다. 왼쪽 바다 쪽으로 소나무 방풍림이 길게 이어져 있어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
올봄 5월에 갔을 때 보니 맨발 걷기 길이 만들어져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특히 어르신들이 신발을 벗고 걷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갈 때 꼭 수건을 챙겨 가면 좋을 것 같다. 발 씻을 수 있는 시설이 있어서 발을 씻고 물기를 닦을 수 있을 정도면 된다. 우리도 갈 때마다 꼭 맨발 걷기를 한다. 맨발 걷기는 맨발 걷기 길이 아니어도 전체 산책로가 야자 매트가 깔려있지 않은 곳은 흙길이라서 어디에서나 가능하기에 가끔 신발을 벗고 걷는 분을 볼 수 있다.
유수지 생태연못 쪽으로 걷다 보면 유아숲 체험장도 만날 수 있다. 연못이 산책길 마지막 코스인데 연못 옆 데크 길을 걸으며 연못에서 자라는 수생식물을 보는 재미도 좋다. 어리연이 가득하고 수련과 노랑꽃창포 등을 볼 수 있다.
연못 끝에서 계단으로 백련사에 오르면 전망대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 남편 무릎이 안 좋아서 가파른 데크 계단을 올라가지 못해 연못 옆에 있는 정자에서 잠시 쉬다가 돌아간다. 왕복으로 걸으면 7킬로미터를 넘게 걷게 되고 시간도 2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물론 빨리 걸으면 시간은 단축될 거다.
봄에도 좋지만, 여름에는 장미 정원에서 예쁘게 사진을 찍을 수 있고, 가을에는 단풍 든 숲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물론 겨울에는 흰 눈을 보며 걸으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사계절이 다 좋은 산책길이다.
운서역에서 내리면 접근성도 좋아서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곳을 찾으신다면 꼭 가 보길 바란다. 특히 다리가 아파서 걷기 어려우신 분들도 산책길이 끝까지 평지라서 누구나 가볍게 걸을 수 있어서 추천해 드리고 싶다. 아름다운 곳이라서 누구든 한 번만 가면 반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