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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Dec 04. 2024

사계절이 아름다운 세계 평화의 숲 건강백년길

인천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건강백년길을 우리 부부는 좋아한다. 남편이 무릎이 아파서 등산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백년길에 자주 간다. 건강백년길은 평지라서 어르신들도 걸을 수 있고, 무릎 아픈 남편도 산책이 가능하다. 우리는 인천 서구에 살고 있는데 인천 2호선과 공항철도를 타고 간다. 공항철도 운서역 1번 출구로 나가면 큰길이 보이고 왼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길 건너편에 바로 건강백년길 입구가 보인다. 5분이면 충분하다.


입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벚나무 숲길이 펼쳐진다. 봄에는 벚꽃이 만개하여 사람들이 꽃구경하러 정말 많이 간다. 벚꽃이 떨어질 때는 꽃 양탄자가 깔린 것처럼 아름답다. 나는 벚꽃이 필 때도 좋아하나 5월 신록이 우거진 싱그러운 숲길을 좋아한다. 5월에도 여름처럼 더운 날이 많다. 밖은 더운데 숲길에 들어서는 순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숲길이라 그늘이 져서 굳이 선글라스를 끼지 않아도 괜찮다.


숲길을 걸으며 주변에 피어있는 애기똥풀이나 살갈퀴, 민들레, 꽃마리, 토끼풀 등 야생화를 보는 재미도 있다. 가끔 앉아서 네잎클로버를 찾아보기도 한다. 운이 좋으면 네잎클로버를 찾는 행운을 얻는다.


건강백년길에는 걸은 거리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다. 운서역 쪽 입구에 0킬로미터 안내판이 있고 뒷면에는 3.5킬로미터가 표시되어 있다. 백련사 쪽 유수지 생태연못 쪽에도 똑같은 안내판이 있어서 반대로 걸을 수도 있다. 안내판은 500미터 간격으로 있어서 내 수준에 맞게 걸을 수 있고 걸은 거리를 친절하게 알려주니 좋다.


걷다 보면 두 갈림길이 있다. 갈 때는 주로 왼쪽 길로 걷고 돌아올 때는 반대편으로 걷는다. 오른쪽 길은 그냥 계속 이어지는 길로 걷다 보면 넓은 잔디광장과 가볍게 운동할 수 있는 운동기구도 만날 수 있다.


왼쪽으로 걸으면 영종도 유수지를 만날 수 있는데 유수지가 굉장히 넓다. 유수지에는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철새관찰 조망대도 있다. 왼쪽 바다 쪽으로 소나무 방풍림이 길게 이어져 있어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


올봄 5월에 갔을 때 보니 맨발 걷기 길이 만들어져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특히 어르신들이 신발을 벗고 걷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갈 때 꼭 수건을 챙겨 가면 좋을 것 같다. 발 씻을 수 있는 시설이 있어서 발을 씻고 물기를 닦을 수 있을 정도면 된다. 우리도 갈 때마다 꼭 맨발 걷기를 한다. 맨발 걷기는 맨발 걷기 길이 아니어도 전체 산책로가 야자 매트가 깔려있지 않은 곳은 흙길이라서 어디에서나 가능하기에 가끔 신발을 벗고 걷는 분을 볼 수 있다.


유수지 생태연못 쪽으로 걷다 보면 유아숲 체험장도 만날 수 있다. 연못이 산책길 마지막 코스인데 연못 옆 데크 길을 걸으며 연못에서 자라는 수생식물을 보는 재미도 좋다. 어리연이 가득하고 수련과 노랑꽃창포 등을 볼 수 있다.


연못 끝에서 계단으로 백련사에 오르면 전망대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 남편 무릎이 안 좋아서 가파른 데크 계단을 올라가지 못해 연못 옆에 있는 정자에서 잠시 쉬다가 돌아간다. 왕복으로 걸으면 7킬로미터를 넘게 걷게 되고 시간도 2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물론 빨리 걸으면 시간은 단축될 거다.


봄에도 좋지만, 여름에는 장미 정원에서 예쁘게 사진을 찍을 수 있고, 가을에는 단풍 든 숲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물론 겨울에는 흰 눈을 보며 걸으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사계절이 다 좋은 산책길이다.


운서역에서 내리면 접근성도 좋아서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곳을 찾으신다면 꼭 가 보길 바란다. 특히 다리가 아파서 걷기 어려우신 분들도 산책길이 끝까지 평지라서 누구나 가볍게 걸을 수 있어서 추천해 드리고 싶다. 아름다운 곳이라서 누구든 한 번만 가면 반할 것이다.          

     


우리 동네 아름다운 이야기에 공모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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