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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Oct 28. 2024

《괜찮아, 앨리스》 영화 시사회에 다녀와서

너는 잘하지 않아도, 쉬었다 가도 괜찮아!

지난주 금요일 저녁에 영화 시사회에 다녀왔다. 그동안 영화 시사회에 다녀온 적이 없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남편과 마곡나루역에서 만나서 지하철을 타고 정말 오랜만에 홍대입구역에 내렸다. 영화가 7시 30분에 시작하기에 끝나면 늦을 것 같아서 남편에게 함께 가자고 했다.



이번 영화는 오마이뉴스에서 제작한 《괜찮아, 앨리스》로 다큐멘터리 영화다. 수능 하루 전인 11월 13일부터 영화관 100여 곳에서 상영될 예정인데 그전에 여러 도시에서 시사회를 하는 중이다. 오마이뉴스 시민 기자로 활동하고 있어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서 'CGV 연남'으로 신청했는데 당첨이 되었다.


홍대입구역 4번 출구에 있다고 했는데 둘러보아도 영화관 간판이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 있는 젊은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모른다고 했다. 다행히 친절한 젊은 여자분이 길 찾기로 알려주어서 겨우 찾았다. 바로 앞에 두고도 못 찾았다. 어찌나 고마운지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영화관으로 갔다. 우리 사회는 아직 친절한 분이 많다는 생각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영화 포스터(오마이 씨네)

《괜찮아, 앨리스》 영화 제목을 보며 어릴 적 재미있게 읽었던 동화 《이상한 나라 앨리스》가 생각났다. 일곱 살 소녀 앨리스가 토끼 굴을 타고 떨어져 도착한 이상한 나라에서 겪는 다양한 모험은 나를 모험 속으로 빠지게 했었다. 그래서인지 영화가 더 기대되었다.


《괜찮아, 앨리스》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각자 다른 이유로 학업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서 나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지는 여름이, 늘봄이, 나쵸, 하름이 이야기다. 이곳에서는 모두 별칭으로 부른다.


누구는 성적에 대한 압박으로, 누구는 부모와의 갈등으로, 누구는 교우 관계의 문제로 '꿈틀리 인생학교'에서 1년 동안 보내며 자신을 찾고 회복되는 과정을 보며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주는 곳이 있다는 것에 위로가 되었다.


영화를 보며 우리 집은 자녀가 다 커서 성인이 되었는데도 선생님이었던 나인지라 많은 공감이 되었다. 학부모 방문의 날에 강압적인 아버지 때문에 힘들어했던 나초 학생의 아버지가 읽어 주는 편지에 관람객 대부분이 훌쩍거렸다. 옆에서 영화를 관람하던 남편도 휴지로 눈물을 닦았다.


"나초야, 아버지가 사랑한다."

"나초야, 앞으로도 아버지가 너를 사랑할 거다."


처음으로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며 아버지도 울었고, 아들도 우느라 얼굴을 들지 못했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시사회 장면

영화가 끝났다. 학생들이 '꿈틀리 인생학교'에서 자연과 더불어 본인들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며 아픔이 치유되고 행복을 찾아가는 특별한 여정을 보며 '이런 학교가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시사회에는 '꿈틀리 인생학교'를 설립한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님께서 나오셔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행복 지수 세계 1위인 덴마크를 스무 번 넘게 방문하며 덴마크의 애프터스쿨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얻어 학교를 설립했다고 하셨다.


안타까운 점은 학교를 운영하는데 많은 예산이 드는데 학생들의 등록금으로는 운영이 어렵다고 하셨다. 올해는 8년 동안 운영했던 학교 문을 닫았다는 말씀을 들으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서울시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오디세이학교처럼 공교육 안으로 들어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디세이 학교처럼 학업이 어려운 학생들이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을 학교의 힘든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알아가며 꿈을 찾아 다시 공교육으로 돌아가서 적응하여 건강하게 진로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괜찮아, 앨리스》영화는 수능 하루 전인 11월 13일에 전국 영화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을 걱정하는 많은 분들이 관람하길 기대해 본다. 영화를 관람하고 '우리나라 교육이 이대로 가도 될까?"에 대한 생각들을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교육제도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소중한 청소년기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많은 지원이 있기를 바란다. 지금도 어디에서 학업으로, 교우 관계로,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아파하는 청소년이 있다면 '꿈틀리 인생학교'를 찾아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나라에 '꿈틀리 인생학교'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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