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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Nov 11. 2024

심장이 갑자기 두근두근...부정맥일까

마음은 청춘인데 몸은 늘 조심하라 신호를 보낸다


나이 들면 병원과 친해진다고 들었다. 병원과 친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병원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나도 병원은 가능하면 멀리하고 싶었다.


늘 건강하다고 생각했다. 고혈압약을 먹고 있으나 크게 불편한 곳은 없었다. 고혈압 약은 먹기 시작하면 평생 복용해야 한다.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된다. 그냥 아침에 일어나면 '비타민이다.' 생각하며 스트레스받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오늘 아침에도 먹었다.


콩당콩당 뛰는 심장, 부정맥일까


추석 지나고 자꾸 가슴이 두근거리고 콩당콩당 뛰는 증상이 느껴졌다. 평소처럼 걷는데 왠지 숨이 더 차는 것 같았다. 조금 빨리 걸으면 손을 가슴에 대고 심호흡하기도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아파트 우리 동 1층부터 18층까지 계단 걷기도 하는요즘 18층에 겨우 올라 가슴을 부여잡고 숨을 몰아쉬기도 했다. 처음에는 '며칠 그러다 괜찮아지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증상이 계속 이어졌다.


생각해 보니 6월 초에 평창에 있는 사촌 동생이 운영하는 캠핑 장에 갔을 때 앞산을 등산하는데 중간쯤 올라갔는데 갑자기 눈앞이 하얘지며 주저앉았던 기억도 났다. 그때 '사람들이 이렇게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두렵기까지 했었다. 잠시 앉아 쉬니 괜찮아져서 천천히 끝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긴 했지만, 요즘 심장이 두근거리며 그때 일이 생각났다.


주변에 이야기하니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우선 집 앞 내과에 가서 진료받고 의사 소견서를 발급받았다. 대학 병원 심장 내과에 예약하고 10월 중순에 방문하여 검사받았다.     



처음 간 병원이었는데 접수하는 곳과 같은 층에 심혈관 센터가 있어서 찾기가 쉬웠다. 병원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다. 먼저 심전도 검사를 하고, 심장 엑스레이를 찍고 피검사를 하였다. 결과를 기다리는데 긴장이 되었다. 얼마 전에 읽은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란 책이 생각났다. 벌써 부정맥이 찾아온 걸까 자꾸 걱정이 되었다.


이름이 불려서 진료실에 들어갔는데 검사 결과 별 이상 소견이 없다고 했다. 좀 더 검사를 해보자고 해서 심장 초음파와 부정맥 검사를 예약하고 돌아왔다. 1차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하니 걱정이 조금 덜어졌다.



일주일 후 예약한 날에 다시 심장 내과를 찾았다. 지난번에  검사비 계산까지 미리 했기에 바로 심장 검사실로 갔다. 심장 초음파 검사를 먼저 하였다. 검사를 하는 동안도 자꾸 심장이 두근거렸다. 심장이 뛰는 것이 정상인데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부정맥 검사 기계

심장 초음파를 끝내고 몸에 부정맥 검사를 위해 심전도 검사하는 것처럼 맨살에 패치를 붙였다. 기계를 달고 있는 동안은 헤어 드라이기나 청소기, 전기 매트 등 전기 기구는 사용하지 말라는 주의 사항을 들었다. 집에 와서 그냥 일상생활을 하는데도 기계가 자꾸 신경 쓰였다.


기계를 달고 24시간 동안 일상생활을 한 후 다음 날 병원에 가서 심전도 패치를 떼었다. 붙인 테이프가 강해서 몸에도 검은 테이프 자국이 남았다. 결과는 바로 안 나와서 결과 보는 날을 다시 예약하고 돌아왔다.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렸는데...


디어 결과 보는 날이다.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이다. 강원도는 영하권으로 떨어진 곳도 있었다. 요즘 검사 후에 마음이 안정되고 심장도 덜 뛰는 것 같다. 그래도 병원에 결과 보러 가는 것은 늘 긴장이 된다.


옷을 단단히 입고 나섰다. 벚나무 단풍이 제법 예쁘게 들었다. 단풍나무는 윗부분만 빨개지고 아직 초록색인데 단풍 들기 전에 추위가 와서 가을을 다 느끼지 못해 아쉽다. 60대면 인생의 가을쯤일까. 인생의 가을을 즐기고 싶은데 심장에 이상이 있을까 봐 걱정된다.


예약을 했는데도 거의 한 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진료실에 들어갔다. 검사 결과가 나쁠까 봐 걱정되어 조용히 의사 선생님 앞에 앉았다. 의사 선생님께서 모니터를 돌려서 지난번에 검사한 피검사 결과부터 설명해 주셨다.


"여기 보이시지요. 피검사 결과 고지혈증, 당뇨 모두 괜찮습니다."


다음은 심장 초음파 촬영한 걸 보여주셨다. 순간 걱정되어 심장이 또 두근거렸다.


"심장은 정상으로 잘 뛰고 있는데 요즘도 심장이 두근거리시나요."


이상하게 검사 후에 심장 두근거리는 것이 많이 좋아졌다. 심장도 튼튼하고 부정맥도 없다고 하였다.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아마 심리적으로 예민했던 것 같다.


사실 몇 달 동안 지인 일로 조금 신경 쓰였던 일이 있었다. 마음이 아픈 지인인데 수시로 전화하고 문자로 SOS를 하는데 그때마다 나도 마음이 아팠다. 내가 해줄 것이 없어서 속상했다. 결국 기도밖에 해줄 게 없었다. 요즘은 마음의 평정을 찾았는지 소식이 뜸해서 나도 평정을 좀 찾았다.


불행은 겹치는 걸까. 발가락까지 다쳤다


심장 검사 결과 보러 가는 전날에 왼쪽 발가락을 다쳐서 가운뎃발가락에 인대가 늘어났다. 멍이 발등까지 들어서 분명 골절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골절은 아니었다. 살면서 인대가 늘어난 일도 처음이다.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하고, 주사 맞고 약 처방을 받았다.



루에 두 번 병원에서 준 약을 바르고 걷는 것을 조심한다. 왼쪽 발은 요즘 뒤꿈치로 걷고 있어서 걷는 것이 불편하다. 2~3주 고생할 것 같다. 인대가 늘어난 것을 소홀히 하면 나중에 통증이 또 온다는 며느리 말을 듣고 주 조심하고 있다.


마음은 아직 청춘인 나이 드니 늘 조심하라고 몸이 신호를 보낸다. 병원에도 자주 가게 된다. 건망증이 심한 것 같아서 작년에는 뇌 MRI를 찍고 인지 검사도 하였다. 다행히 별 이상은 없었다. 병원을 자주 찾는 것은 조금씩 나이 든다는 증거일 거다.


나이 드니 건강 염려증이 생긴다. 이번 일로 건강이 염려될 때 걱정만 하지 말고 병원에서 정확하게 검사받는 것이 좋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몸을 60년 넘게 사용하였으니 고장 날 때가 되었다. 그냥 병원을 이웃처럼 생각하고 이상이 느껴질 때 편하게 방문해야겠다.


더불어 음식도 신경 쓰고 꾸준한 운동과 마음 건강도 챙겨야겠다. 모든 병은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하니 스트레스받지 말고 쓸데없는 걱정 하지 말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생활해야겠다. 이제 내 건강은 내가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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