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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Dec 01. 2024

올해 마지막 달 첫날 나의 시

목필균 님의 <내리막길이 설레인다>


지난주에 두 가지 강의를 들었다. 집에서 조금 떨어진 도서관에서 문자가 와서 신청했는데 첫날 강의가 바로 첫눈 온 날이었다. 눈이 많이 내려서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신청해 놓고 안 가는 것은 도리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집에서 40분 정도 걸리는 도서관인데 인천 서구에 있는 구립도서관은 한 곳에 가입하면 다른 구립 도서관도 책이음 카드 하나로 이용할 수 있다. 강의 장소는 석남 도서관인데 처음 가는 곳이다. 눈이 많이 내려서 지하철에서 내려 찾아가느라 조금 힘들었다.


주제가 노후 대책 관련이라 40세 이상만 참석할 수 있었다. 강의실에 도착하여 느낀 것은 남자분이 많은 거였다. 대부분 경제 관련 강의로 알고 오신듯하다. 강의는 인문학 강의로 노후에 정신 건강을 위해 유익한 강의였다. 많은 책을 소개해주셨고 책과 관련해서 실천하면 노후를 건강하게 살 것 같았다.


금요일에는 <대통령 글쓰기>로 유명한 강원국 작가님 강의였다. 원고도 없고 PPT도 없이 2시간 강의를 이끌어 가셨다. 생각했던 것보다 수수한 모습에 놀랐다.


주제는 강원국의 <인생 공부>였는데 아직 책을 읽어보지 못해 도서관 갈 때 대출해서 읽어보려고 한다. 나이 들수록 다른 사람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며 말을 줄여야 한단다. 그 외에도 지금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을 쓰며 있었던 에피소드 등을 편하게 강의해 주셨다. 11월을 보내며 좋은 강의를 들었다. 마음 근육 만들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제 올해도 한 달만 남았다. 남은 한 달도 잘 보내야겠다. 12월 첫날 나의 시로 목필균 님의 <내리막길이 설레인다>를 필사해 보았다. 인생의 후반기지만, 시처럼 여유 있고 편안하게 살고 싶다. 꼭 내가 걸어온 길 같은 시라 읽고 읽어도 감동이 된다.


필사 노트


내리막길이 설레인다/ 목필균

다시 오르라면 주저앉겠다

병약했던 유년시절도
소심했던 학창 시절도
철없이 시작한 결혼생활도
가파른 바윗길이었고

늘 동동 걸음치던 사십 년 공직 생활도
꿈같이 벗어나고 싶었던 터널이었다

흰머리 쓰다듬으며
주름진 얼굴로도
가버린 청춘에 기웃거리지 않겠다

자식들 떨어져 나간 이 즈음이
달맞이꽃도 보이고
솔바람소리도 들리며
온몸으로 느리게
내려설 수 있으니

홀가분한 가슴이
가벼워진 어깨가
모든 짐 내려놓고
아름답게 물든 노을 기다리는
내리막길이 설레인다
                               


2024년 마지막 달입니다.

가을색이 겨울색으로 갈아입는 12월에도 작가님들 건강하시 행복하게 보내세요. 새해에는 더 좋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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