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발음이 좋은 발음인 걸까요.
"이츠 마이 플레이져..."
본문을 읽으면서 한 남자아이가 잘 읽을 수 있는 것 같은데 일부러 발음을 한국식으로 바꾸어하고 있었다. 쯧, 저게 더 어려울 것 같은데.
수업을 하다 보면 일부러 발음을 못하기로 작정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다. 정말 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대다수는 일부러 틀리게 읽고 자기들끼리 키득거린다. 이런 경우는 남녀의 성비를 굳이 따지자면 남자아이들의 경우가 더 많은 편이다.
나는 아이들과 대체로 관계가 좋은 편이기 때문에 억지로 야단을 쳐서 고치려고는 하지 않는 편이다. 한두 번은 그냥 듣고 넘어가는 편이다. 하지만 계속 그런 현상이 계속되기에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음, 나는 너희들이 그렇게 읽다 보면 정말로 그렇게 계속 말하게 될까 봐 그게 걱정돼. 봐라, 너네 여기 와서 똑같은 시간 앉아있다 가는데 아깝잖아. 똑같이 돈 들이고 시간을 보내면서 여기 있었는데 나만 이상하게 발음하게 되면 얼마나 아깝냐. 어쨌든 언젠가 이거 써먹어야 하잖아."
대체로 진심으로 이야기해주면 아이들이 잘 알아주는 편이다. 아이들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에 미국 뉴스에서 인도 사람들 인터뷰하는 것 들으면서 깜짝 놀랐었어. 저런 발음을 어떻게 알아듣지 하면서. 그런데 미국에 가면 인도 사람들 말은 알아 들어도 내 발음은 못 알아들을 수 있겠더라고. 왜냐고? 발음을 굴리는 게 문제가 아닌 거지. 누가 더 정확하게, 그리고 강세를 올바른 곳에 두고 발음하는지에 따라 상대를 알아듣게 할 수 있는 거야."
나는 아이들이 미국인처럼 발음해 주기를 바라면서 수업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는 나도 원어민이 아닌 것을. 그렇지만 정확하게는 발음해주기를 바란다. 언어는 어차피 상호작용을 할 때 쓰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내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즐겁게 지내기를 원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를 원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말하거나 표현해 보기를 권장하는 편이다.
"틀려도 돼. 부끄러울 것 없어. 여기에 다 맞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냥 말해도 돼. 내가 들어줄게."
내 수업 방법이 옳은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줄줄줄 읽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에는 또 다른 방법을 써야겠지만, 지금처럼 영어와 아직은 친해지지 못한 학생들을 가르칠 때에는 이런 방법을 써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