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첫 주 주말에 첫 수필집 출판기념회와 지방 문학회에서 주는 문학상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일전에 출간 준비 상황을 글로 알려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막상 출간을 하고 보니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고 또 적잖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우선 첫 개인 수필집을 받아보니 감개무량함, 이게 현실인가 싶은 낯섦, 일말의 뿌듯함, 좀 더 섬세하게 출간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 등이 교차하더군요.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온 세월이 결코 짧다고는 할 수 없는데 예순을 앞두고 신진문학인이 된 소감도 생경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도 높은 책을 출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민망함도 떠올라 후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문학상 수상식이라 평소의 정장차림과는 다르게 나름대로 멋을 낸다고 옷을 골라 입었고요.
출판사의 제의에 따라 책 표지와 프로필에 사용할 프로필 사진도 스튜디오에서 찍었고
축하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모처럼 연예인 기분을 느껴보았습니다.
출간된 책을 받아보니 몇 가지 후회가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우선은 글을 계절별로 장을 구분하다 보니 초반부에는 계절적으로 비슷비슷한 내용들이 중복되어 나조차도 읽기에 지루한 느낌을 받게 되는 오류를 범했네요. 그래서 장을 구성할 때 그런 소재의 중복은 없는지, 독자 관점에서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배열인지를 고민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은 퇴고를 꼼꼼하게 하지 못한 점이 심히 부끄러워졌습니다.
출판사에서 미리 보내준 PDF 원고 파일을 인쇄도 하지 않고 PC에서 두 번 정도 쓰윽 읽고 지나가며 몇 군데만 수정을 하다 보니 막상 출간된 책에서는 오탈자가 몇 군데 발견되어 몹시 속이 상했습니다.
나름대로 문법 교정기를 돌려 걸러낸다고 했는데도 오탈자가 어김없이 발견되어 선배 문인들이 출간 전에 깐깐하게 퇴고를 하라고 했던 말이 뼈를 때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출판사에서도 검열과 교정을 했다는데 이런 일이......... 저는 혹 작가가 놓치는 부분이 있어도 출판사가 필터링해 주리라고 믿고 있었거든요.
암튼 책은 그렇게 출간되고 말았습니다.
인터넷 서점에도 론칭이 되었고요. 그게 신기해서 몇 번이나 검색해 봅니다.
암튼 지금은 오래 묵은 숙제를 끝낸 후련함이 크게 다가오네요.
그리고 현재는 최소한 글 쓰는 일에 있어서는 베짱이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연말이 다가오니 직장과 일상의 분주함도 있거니와 얼마간은 글 쓰는 일보다 그냥 책을 읽고 악기 공부를 하며 지내보려 합니다.
앞으로 어떤 글을 써야 할지에 대한 방향이 서면 그때나 글을 쓸 수 있을 듯싶네요.
그동안 응원 해 주신 고마우신 글벗님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번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에 도전하신 작가님들께 가슴 뛰는 선정 소식이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