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안에 알아보는 버튜버 시장 이야기
2024년 12월 2일 스텔라이브 소속의 버튜버 '아이리 칸나'가 졸업(방송 은퇴)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은퇴로 이세계아이돌과 스텔라이브로 양분되어 있는 버튜버 시장에 변화가 시작될까 싶습니다.
국내 버튜버 시장은 2020년대 이후로 성장한 신시장이라 많이 낯설게 느껴지는데요
이번 기회에 버튜버 시장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려고 합니다.
버튜버(Virtual Youtuber)란 실물 대신 가상 캐릭터를 내세워 방송을 진행하는 방송인을 뜻합니다.
일반 유튜버와 동일하게 방송을 하지만 "가상 캐릭터"라는 특징으로 오프라인 활동에 제약이 존재하고 "RP"라는 버튜버만의 독특한 컨셉/세계관(e.g. 샤이릴리는 범고래, 가우르 구라는 상어)이 존재합니다.
유튜브/트위치에서 방송을 송출하지만 국내 버튜버 시장은 2024년 트위치 철수로 예외입니다.
트위치 대신 이세계아이돌은 숲(구 아프리카 TV), 스텔라이브는 네이버 치지직에서 송출합니다.
라이브, 키리누키* 등을 같이 볼 수 있는 유튜브가 시청 시간 약 64%로 1등을 차지했습니다.
*키리누키: 팬이 제작한 하이라이트 편집본
스트림 차트에 따르면 여성 버튜버가 남성에 비해 7:3 정도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버튜버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일본 국적의 버튜버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일본 버튜버가 많은 이유는 일본이 버튜버 문화에 친화적인 것도 한몫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기업, 지자체에서 버튜버IP를 활용한 제휴, 마케팅이 흔합니다.
산토리나 미츠칸 같은 브랜드도 버튜버를 쓰기 때문에 시장 규모나 경쟁이 치열합니다.
니지산지/홀로라이브와 같은 대기업만 들어가면 해외권 시장도 같이 노려볼 수 있고요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워치는 2023년 2조 8000억 원 규모였던 글로벌 버튜버 시장이
2030년 17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유튜브 통계 플랫폼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2023년 슈퍼챗 1위 버튜버인 홀로라이브 소속 코요리는 연간 슈퍼챗으로 8억의 수익을 벌여 들었습니다.
후원 통계 사이트에서 단순 계산한 국내 최상위 버튜버 연간 후원 수익은 3억 이상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스텔라이브의 아야츠노 유니 추정 월 수익 약 3,200만 원(치즈 투데이, 11/29~12/28, 치즈 4,100만)
이세계아이돌의 고세구는 추정 월 수익 약 3,000만 원(풍투데이, 최근 6개월 기준 평균 별풍선 38만)
여기에 소속사와의 계약 관계나 스트리밍 후원을 제외한 굿즈 판매, 제휴 프로모션, 음악 등의 수익이
발생하지만 이는 물론 최상위권 버튜버에게 해당됩니다. 잘못하면 버튜버 방송에 필요한 일러스트, 리깅 제작에 투자한 비용을 환수조차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치지직과 숲에서 이세계아이돌/스텔라이브 멤버 평균 팔로워는 20만 이하입니다.
앞으로 한국 시장이 더 커지기 위해선 버튜버 시장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과제가 있습니다.
애니나 게임같이 동일한 서브컬처지만 버튜버는 기피하는 것도 있기에 '버추얼 아이돌'로서
주기적인 음원 출시, 커버곡으로 다가가는 전략이 현재까진 가장 주효한 전략 같아 보입니다.
그 외에도 참신하고 적극적인 신규 콘텐츠 기획, 성공적인 팬 커뮤니티 관리 등으로 기존 시청자 수의
이탈을 최대한 방지하는 것도 버튜버가 챙겨야 할 주요 과제라 생각합니다.
버튜버 시장은 신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포화 상태이며 다양한 역량을 요구합니다.
그중에서 버튜버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방송을 진행하는 역량입니다.
고세구님이 정기적으로 게시하는 버튜버 컨설팅과 영상을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버추얼 아이돌'이 목표라면 수준급의 노래 실력도 필요할 것이고 일본의 VSPO!처럼
게임 전문 버튜버 채널이라면 종합 게임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실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가상 캐릭터라는 한계 때문에 결국 여러 가지를 다하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소속사는 일정 관리, 외부 커뮤니케이션부터 버추얼 유튜브 제작에 필요한 일러스트, 모델링, 리깅 등의 작업 외주를 맡기고 콘텐츠를 기획하는 등 전방위적인 버튜버 지원 업무를 수행합니다. 브이레코드, 플레이브(남성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 회사) 등 다양한 버튜버 회사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1. 크리에이터 보호 및 관리
버튜버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요소를 고르라고 하면 일명 '빨간약'이라 표현하는
신상/얼굴 폭로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양권에서는 개방적인 문화가 더해져서 실물을 밝히고
활동하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신상 공개는 선을 긋는 편이며 종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신상이
유출되고 퍼지는 일도 발생합니다. 최근 플레이브도 신상 폭로로 곤욕을 겪었습니다.
다음은 버튜버 건강 관리입니다. 적지 않은 버튜버가 건강 문제로 휴식 또는 은퇴를 선언합니다.
과한 스케줄, 커뮤니티 관리 실패, 콘텐츠 기획 부담 등의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버튜버 크리에이터가 캐리 하는 맨파워로 돌아가는 시장인 만큼 장기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선
모니터링 및 보호 정책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지원 및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2. 콘텐츠 다각화 및 기술 투자
가상 캐릭터 시장의 장점이자 단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명확하게 구분된다는 것입니다.
일반 유튜버와 다르게 콘텐츠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이 필요합니다.
보통 유튜브 콘텐츠로 할 게 없을 때 커뮤니티에 올라온 유머글 읽기 등을 시도하지만
결국 '콘텐츠 재탕'이기 때문에 최대한 지양하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한, 국내에서도 버추얼 콘서트가 열리고 버추얼 공연 기술의 중요도가 높아졌습니다.
홀로라이브, 니지산지의 라이브 콘서트 영상에서도 아직 부자연스러운 시선 처리, 동작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더욱 정교하게 모션을 인식하고 실시간으로 송출할 수 있는 기술 투자도
버추얼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병행되어야 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3. 지속적인 크리에이터 발굴 및 육성
다시 강조하지만 버튜버 시장은 새로운 육각형 인재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방송 노하우와 노래, 게임, 예능, 외국어까지 개인이 모두 잘하기 어렵습니다.
신규 크리에이터에 대한 인적 네트워크 형성과 육성을 위한 투자, 정기적인 오디션 등이
계속해서 이뤄져야 버튜버 시장이 장기적인 활력을 가질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