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함을 견디는 것

불안은 인간의 숙명

by 주비



틀린 답이면 어쩌지?


한 학생은 교수님의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틀린 답이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5년차 직장인은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면서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 하지만 이 안정감에 비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너무나 거대하다.


심리학에는 ‘Tolerance for ambiguity’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상황이나 정보가 명확하지 않고 확실하지 않을 때, 그 불확실성을 얼마나 잘 견디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뜻하는 심리적 특성이다.

내가 저명한 심리학자가 아니지만, 우리 모두는 상대의 마음이나 행동을 100%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연애를 하고, 낯선 문화를 경험하며, 직장에서는 확실하지 않은 정보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자주 맞닥뜨린다.



이건 어쩌면 숙명


세상은 이처럼 명확하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불완전한 현실에 불안을 느끼며, 최대한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 한다. 아마 그래서 많은 사람이 신년운, 연애운, 시험운, 사주를 찾아보는지도 모른다. 물론 나도 새로운 선택 앞에서 주저하고, 앞날에 대해 불안에 잠겨 허우적댔던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결론은 나는 지금 멀쩡하게 살아있다는 거다. 상처 받고 울며, 수치심과 열등감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을 견디는 힘을 치열하게 키워 온 것이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평범한 일상을 벗어나 모험을 시작하면, 온갖 시련과 고난을 겪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결말은, 그 시련에 상응하는 재화나 사랑, 혹은 선택받은 극소수만이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인생은 영화처럼 확실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주인공처럼, 모든 걸 걸고 기꺼이 모험에 뛰어들 용기를 쉽게 내지 못한다. 이러한 망설임은 인간 생존 본능의 자연스러운 일부이며, ‘Tolerance for ambiguity’ 즉 불완전함을 견디는 힘은 어쩌면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숙명과 닿아 있을지도 모른다.



비를 피하는 방법


만약 우리가 쨍쨍한 날씨라는 일기예보를 믿고 우산을 챙기지 않았다면, 내리는 비를 완벽히 피할 방법이 있을까? 별 수 없이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거나, 최대한 젖지 않으려 달리거나, 아니면 그냥 비를 맞을 수밖에. 그러나 설령 그 비를 맞는다 해도, 홀딱 젖어 감기에 걸릴 뿐이지 세상이 무너지는 일은 아닐 것이다. 결국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들, 그 수많은 불확실함은 거대한 파도처럼 보이지만, 막상 다가와보면 가랑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불완전함을 견디는 힘은 삶의 깊이를 만든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 안의 불안, 불완전함, 부끄러움, 수치심, 열등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힘을 키워야 한다. 삶을 깊고 단단하게 만들면서도 뗄 수 없는 뿌리니까.





진지하지만 어렵지 않게, 함께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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