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K에겐 한때 서로 웃고, 응원하고, 같은 길을 걸으며 힘이 되었던 동료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관계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 동료는 K가 말을 걸어도 반응이 무심하고, 노골적으로 아이컨택조차 피했다.
평소 유순한 성격의 K는 도저히 이유를 알 길이 없었다.
혼자 여러 번 곱씹고, 무슨 실수를 했는지 반성해 보기도했다.
‘너무 나댔나?’
‘혹시 잘난 척처럼 보인 적이 있나?’
‘불편하게 한 말이 있었나?’
그렇게 원인을 찾으려 애쓰는 동안, 어느새 모든 게 스스로의 잘못처럼 느껴졌다.
K를 예전과 달리 대하는 그 사람은 여전히 잘 지내는 것처럼,
심지어 K의 존재에 대해서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K는 아니었다.
그 사람의 말투 하나, 시선 하나에도 마음이 크게 흔들리고, 왜 저렇게까지 선을 긋는지 몰라 속상하고,
그러면서도 ‘왜 이렇게까지 눈치를 보지?’ 하고 스스로를 계속해서 탓했다.
K는 관계에 있어 이런 갈등이 생긴 것이 낯설었고,타인의 감정까지 더 신경쓰려는 것 자체가
비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자신에 대한 분노가 점점 커갔다.
좋은 관계를 원했던 마음이, 결국은 자신을 더 작게 만들고 말았다.
관계를 지키고 싶었던 진심이, 결국은 자신을 스스로 미워하게 만들고 말았다.
그렇게 오랜시간 타인의 눈빛에 흔들리고,회한과 분노의 무거움에 짓눌려 멍한 상태가 지속되었다.
그리고 계절이 바뀐 어느날, 스스로에게 나지막히 말을 건네었다.
“네가 잘못한 게 아니야. 그 사람의 감정이고 그 사람의 문제야.
그리고 무엇보다, 누군가에게 배제당한다고 해서 네가 덜 소중한 건 아니야.”
관계를 지키려는 건 따뜻한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관계가 자신의 애씀만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상대의 시선에 휘둘릴수록 나는 나 자신을 점점 잃어가게 된다.
그러니 이렇게 말해주어야 한다고 K는 생각한 것이다.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고,누군가의 시선 하나에 흔들리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라고.'
좋은 관계는 억지로 만들지 않아도 내 진심이 닿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나를 미워하지 않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잊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