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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희정 Apr 08. 2024

4인의 사색에 빠졌던 날

라라크루 합동 북토크 후기.

지난주 부친상을 당한 친구를 만난 후 며칠간 마음이 먹먹하고 무거웠습니다. 삶의 무상함에 찔려 바람 빠진 풍선처럼 기운이 빠진 채 지냈습니다. 온 힘을 다해 핀 벚꽃을 보고 영문 모를 슬픔을 떠올렸어요. 추운 겨울을 이겨낸 모든 봄의 색을 질투했답니다. 봄을 전혀 즐기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자꾸만 못난 마음이 생겼습니다. 4인 사색 북토크 날짜는 점점 다가오는데 설렘보다 걱정만 키웠습니다. 북토크를 망칠 것만 같았어요. 그렇게 약속한 토요일이 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며 이런 마음인 채 북토크에 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애써 미소를 지었어요. 귀한 시간 내서 오는 분들에게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습니다. 가방에 노트북, 책, 손님들을 위한 쿠키, 미리 프린트한 포스터를 조심스레 넣었습니다. 그간의 슬픔과 걱정은 저 깊숙이 쑤셔 넣었어요. 북토크 장소인 이숲오 작가님의 ‘목소리예술연구소’로 일찌감치 출발했습니다.    

  

도착하니 이숲오 작가님과 희수공원 작가님, 숲오 작가님의 지인이신 두 분이 미리 와서 밝은 분위기로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들과 이야기하며 제 마음도 점점 안정을 찾아갔어요. 이어서 같이 북토크를 하기로 한 양원주 작가님과 권수호 작가님도 차례로 왔습니다. 초대한 손님들로 자리가 채워지고 본격적인 북토크가 시작되었습니다.      


애초 예정된 2시간이 훌쩍 넘었지만, 제게는 오직 행복한 순간만 사진처럼 남았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의 책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문장에 담긴 철학에 감탄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봄날, 절정의 벚꽃 대신 우리를 선택해 준 인연들에는 감사의 마음이 하늘까지 뻗었습니다.     


항상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는 그림을 그리시는 모니끄 작가님

부드럽지만 깊이 있는 문장들로 라라크루에 큰 힘이 되어주시는 희수공원 작가님

언제나 온화한 미소로 타인을 배려하시는 너나들이 작가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증명하시는 바스락 작가님

얼굴만 봐도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시는 다정함의 대표 실배 작가님

목소리도 눈부실 수 있다는 걸 알려주신 소들녀 성우님

퇴근 후 얼굴이라도 보겠다고 한걸음에 달려 와주신 천사 같은 경미 작가님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라라루의 첫 번째 북토크를 함께 이끌어주신 작가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를 전합니다.

이 모든 시도는 이숲오 작가님이 아니었다면 시작조차 하지 못했을 겁니다.

어려울 수 있는 제안에 흔쾌히 수락해주시고 즐거운 시간 만들어주신 페르세우스 작가님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라라의 수장 권수호 작가님. 앞으로 더 잘하는 벗이 될게요.

      

처음이라 미숙한 점이 많았음을 압니다.

미숙함은 이제 막 피어나는 꽃과 같습니다. 그러니 이제 아름답게 피울 일만 남았네요.

사계절이 지나가듯 라라크루에도 늘 좋은 날만 있지는 않겠지만, 작가님들과 함께라면 그마저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당신은 향한 그리움엔 끝이 없습니다.

우리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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