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주위 어디를 봐도 어렵지 않은 회사가 없고, 내가 다니는 회사에 불만이 없는 직장인은 없다. 다들 저마다의 불만이 있고, 그 불만이 원동력이 되어 지금 있는 곳보다 더 나은 곳으로 이직을 준비하거나, 부서이동을 하고 싶어 한다. 군대든 회사든 내가 있는 곳이 가장 힘들고 가장 불합리한 곳이고, 다른 사람의 부서나 회사는 왠지 모르게 사정이 나아 보인다. 즉,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나도 한때 비슷한 생각에 빠진 적이 있다. 어쩌면 지금도 계속 빠져있을지도 모른다. 앞서 글에 썼던 것처럼 나는 내가 마치 '에이스'라는 착각에 빠져있었던 적이 있다. '내가 없으면 우리 부서는 안 돌아갈 것이고, 그러기에 나는 핵심인재다!' 물론 이런 생각은 자존감을 올려주었지만 더불어 많은 불만을 가져왔다. 이를테면 '내가 이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잘하는데 왜 그만큼 대우를 해주지 않지?'라던가 '나는 여기 있기엔 너무 아까우니 더 큰 성공을 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야겠다.'라던가.
하지만 이런 생각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 물론 '내가 최고야!'라는 생각은 자존감과 자신감을 갖게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근거 없는 자신감'이 될 수 있다. 이 '근거 없는 자신감'이 무서운 것이 내 진로를 완전히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글에서 밝혔듯 나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소위 대기업을 다니고 있다. 보통 우리 회사를 입사했다고 하면 적어도 동네에서 공부 깨나한다는 소리를 듣고 자랐을 것이고, 어느 정도 성공에 대한 자신감도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회사 생활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회사 생활은 실전이다. 이제까지의 내 경험을 모두 쏟아부어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고 그것을 기반으로 내 커리어를 쌓아나가야 한다. 이 지점에서 '메타인지'를 잘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메타인지'는 쉽게 말해 나 자신을 아는 것이다.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이고 어느 정도 위치인지를 객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요즘의 직장인에게는 이 '메타인지'가 아주 중요한 것 같다.
회사를 다니면 다닐수록 나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얼마든지 있고, 그들 중에는 나보다 학벌이나 스펙이 뛰어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또한 협력사와 함께 일을 할 때도 이런 분이 왜 규모가 작은 회사에 있고, 내가 왜 대기업을 다닐까 싶을 정도로 업무적 능력이 뛰어난 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다. 그러다 보면 나 스스로 나를 과소평가하게 된다.
반대로 내가 최고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앞선 글에서 언급했듯 나는 현장 업무를 하고 있는데, 연차가 높은 선배들의 경우 관리 업무로 빠지다 보니 요즘의 현장을 잘 알지 못한다. 그렇다 보니 자칫 내가 선배들보다 더 잘하고, 나아가 모두 나보다 업무능력이 낮다고 착각하기 쉽다.
이렇듯 '메타인지'가 되어있지 않으면 상황에 따라 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 쉽다. 그렇다 보면 내가 나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요즘은 이직의 시대라고 하는 것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직이 활발하다. '평생직장'은 이제 진짜 옛말이고 모두들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 능력을 갈고닦아 일터를 옮긴다. 이런 시대에서 내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일종의 기회비용을 날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가령 내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어떤 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그 부분을 더 발전시킬 수도 있고, 내가 이 회사에 다니기엔 너무 아깝다면 이직을 통해 내 가치를 더 높게 인정받을 수도 있다. 내 자신을 빠르게 파악하여 스스로의 가치를 올리고, 그 가치를 알아줄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우리는 이제 각자도생의 시대에 살고 있고, 스스로의 가치는 스스로가 알아보고 발전시켜야 한다. 그리고 내 가치를 알아봐 주는 곳에서 내 능력을 펼치는 것은 비단 돈뿐만이 아니라 스스로의 성장에도 아주 중요하다. 따라서 '메타인지'를 잘하는 것은 요즘 직장인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이고 우리가 갈고닦아야 할 능력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