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tructive Criticism

건설적인 비판이란?

by 아카이브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배운 것 중 하나는

상대방의 비판을 어떻게 수용하고

또 나의 비판적인 의견을 어떻게 전달하느냐 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누군가의 과제나 업무를

그 사람 앞에서 직접 비판한다는 것은 불편한 일인 것 같다.

반대로 누군가가 나의 업무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듣는 것도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한국에서의 생활을 뒤돌아볼 때 학교에서 받은 과제에 관한 성적 이외에

비판적인 의견을 직접 들어보거나 전달해 본 적은 특별히 없는 것 같다.


어느 날 동료와 함께 기업 강연을 하는 날.

중요한 클라이언트였고 나는 오버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정말 꼼꼼히 수업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다.


보통 미국의 비즈니스 스쿨 수업은

대부분 케이스 스터디나 토론 형식으로 이어진다.

3시간 수업에도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으니

가르치는 입장에서 3시간 수업의 부담감이 좀 줄어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점은, 내가 주도하는 일방적인 강의 형식이 아니기 때문에

때로는 토론이 산으로 가기도 하고 강의가 원했던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날따라 산으로 산으로 가던 토론은

내 갖은 노력에도 제 궤도를 찾지 못했고

자신감이 떨어진 나는 엎친데 덮쳐 영어까지 꼬여가기 시작하면서

점차 멘붕상태로 가는 중이었다.


드디어 중간 쉬는 쉬간.

잠시 정신을 차리고 심호흡을 해본다.


그때 같이 수업을 준비하던 동료가 다가와

“What's wrong with you?! You used to be able to teach?!"

(요지는 나보고 가르치는 법을 까먹었냐며...)

라며 농담을 건넸다.

나의 긴장을 풀어주려던 의도였다.

학생들이 아직 교실에 남아있었기에 나는 거의 복화술로

“I KNOW!!!”라고 동료에게 내 절망감을 표현했다.

이쯤이면 모두가 이 수업이 망해가고 있다는 걸 인정하는 상황이다.


그러고 나서 동료는 몇 가지 질문이 적힌 포스트잇을 건네주며

구체적으로 내가 중간에 어떤 부분을 놓쳤고

또 내가 뭘 다시 해야 할지 알려주었다.

무조건 지금 내가 내 할 일을 잘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아닌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제안을 주는 것이다.


그렇게 동료가 준 포스트잇을 토대로

중간 쉬는 시간 후 토론은 점차 제 궤도를 찾았다.


친구로서 또 같이 일하는 동료로서

내 마음이 상할까 또는 나와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까

대충 괜찮다고 말해줄 수도 있었지만

그 대신 정확하게 문제점을 짚어주고 구체적인 제안을 해주는

Constructive Criticism이 그 어떤 칭찬보다 고마웠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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