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아라."
살면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비교가 뭐 그리 나쁘다고요? 교보 문고에서 2,000원짜리 볼펜 한 자루를 사도 여러 상품을 비교하는데 말입니다.
사실 비교 행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아요. 오히려,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말입니다.
자꾸만 타인의 '강점'과 나의 '약점'을 비교하니 문제가 됩니다. 그건 비교 대상부터가 잘못되었습니다. 비교하려면 강점은 강점끼리, 약점은 약점끼리 비교해야겠지요.
저는 한때, 함께 일하는 한 직장 동료를 보면 자괴감에 빠지곤 했습니다. 그는 똑똑하고, 유쾌할 뿐만 아니라 리더쉽도 뛰어납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센스가 부족한 데다가 배우는 속도 마저 느려, 하루하루 겨우 따라가는 형국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그가, 하루는 제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와 쌤은 진짜 꼼꼼하다. 어떻게 맨날 그렇게 해요? 저는 맨날 까먹는데."
수첩에 할 일을 적고 하나씩 지워나가는 모습을 보며 한 말입니다. 제 머리를 믿지 않아서요. 늘 수첩을 왼쪽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메모하는 습관이 있거든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제게도 무기가 있다는 사실을요. 비록 세련되진 않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갖지 못한 것에 집중한 나머지, 그의 장점과 나의 단점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괴롭혔던 것입니다.
이제 직원들은 제게 묻습니다.
"오늘은 또 뭐해야 할까요?"
맘껏 비교하십시오. 상대의 장점과 나의 장점을 분석하고 비교하세요. 배울 수 있다면 배우세요. 때로는 더 나은 것을 채택하세요. 비교가 나쁜 게 아니라 자격지심이 나쁜 겁니다. 훌륭한 동료와 일할 수 있음에 기꺼이 감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