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르는 소 Oct 08. 2024

천고豚비의 시간

돼지++ 껍데기 33

시간의 흐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어른들의 말씀은 틀린 게 하나도 없다.

요즘 친구들과의 만남이 많아졌다.


나이 들어갈수록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중요하다고 돌아가신 어머님이 말씀하셨었다.

요즘 친구들과의 만남이 많아졌다.

1년에 한두 번 볼까 한 친구들을 한 달동안 서너 번 만났다.

추석명절에도 만나고 주말, 징검다리 휴일에도 만났다.

다들 외로운가 보다.


어릴 때에는 친구들 만나느라 집에 매일 늦게 들어가서

어머니가 제발 명절아침엔 집에 있으라고 말씀하셨었다.

흘렀던 시간이 다시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오는 중인가 보다.


친구들을 만나면 먹고 먹고, 또 먹는다. 리고 다시 먹는다.

계속 먹는다.

외로움의 시작과 끝은 먹는 것으로 완성된다.

나이만 먹은 줄 알았더니

음식들을 잘 먹어서 다들 돼지++가 되었다.


너희들도 껍데기가 두꺼워졌구나.

죽으면 그 껍데기를 맛있게 먹어줄 이들이 없어 외로운 것이냐.

다음은 생각하지 말고 지금 열심히 먹어두자.


가을이 무르익어간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천고비의 계절이 지나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도 봤다, 흑백요리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