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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닿 May 28. 2022

카트라이더같은 인생

게임하다가 얻은 인생의 교훈

게임의 순기능이라고 말하면 조금 어폐가 있지만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이유는 게임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교훈을 얻을 수 없었을테니까 말이다.

핸드폰 게임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어렸을 적에 했던 카트라이더의 모바일 버전이고 스피드전과 아이템전이 있다. 그리고 아케이드 모드와 랭킹모드가 있다.

나는 철저한 랭커형이다. 엄청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게 못하는 편은 아닌 마스터 티어인데, 어느날 상대편의 카트에 처박혀 게이지를 모두 잃은  인생의 교훈을 깨달았다. 평소같으면 바로 한숨을 내쉬고 많이 열받았으면 비속어를 내뱉었겠지만 그날은 달랐다.


아, 인생같네. 내 맘대로 안 되는게 진짜 인생같다.


 마음대로 되면 그게 인생인가? 라는 말처럼 인생은   맘대로 되지 않는다. 되는가 싶다가도  번씩 삐걱거릴 때가 있다. 그것도  실수가 아니라면 참으로 억울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내가 남에게 밀려 벽에 부딪혔을 때 그런 기분이었다. 억울하고 짜증이 치솟는다.

 하지만  부스터가 날아가서  되는 상황이 일어날 때도 있다. 지름길을 가야하는데 속도가 너무 빠르면 지나치게 되는 그런 구간. 또는 타이밍이 맞아 부딪힌 덕분에 부스터가 모두 모아져 출발할  있는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잠깐 멈춰서 다행이다 싶다.

 

또는 내가 남에게 돌진할 때가 있다. 카트라이더를 오래 하면 핸드폰 발열도 발열이지만 긴장되는 랭킹전 때문인지 손에서 땀이 난다. (여름에도 조금 추운 곳으로 가면 바로 손이 시려운 지독한 수족냉증러라서 그런 것일수도.) 드리프트가 되어야 하는데 안 되거나, 방향키가 맘처럼 움직이지 않는 때가 있다. 그래서 남을 들이받는다.

 초보자들은 특히나 다른 사람에게 많이 부딪친다. 일부러 그러나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이 부딪치는데, 사회초년생인 나의 입장에 대입해보니 바로 이해가 되었다. 게임을 먼저 해서 가르쳐줄 친구(상사 또는 사수)가 없어 혼자서 요령을 터득하고, 최적화 드리프트를 하는 일은 참 많은 경험치가 필요하다.

 나는 아직도 최적화 드리프트가 왜 되는지 모른다. 그리고 왜 되는지 알아도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 나는 1등만 추구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날에는 연속으로 1등하고, 어떤 날에는 6등과 7등을 번갈아 할 때도 있다.

 그냥 그런 것이다.


 얼마전에 유튜버 알간지 님 토크 편집본 플레이리스트를 정주행했다. 다음날 출근하는 것도 잊고 새벽까지 봤다. 많은 것에 배울점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구독하기 시작해서 이전 라이브 풀영상을 보는데 마침 카트라이더같은 인생이 있어서 그것부터 들었다. 비슷한 생각을 했다는 점이 너무 반갑고 좋았다.

 

 어느날 물풍선을 맞아 멈출 수 있고, 바나나를 밟아 미끄러질수도 있다. 그렇지만 갑자기 부스터를 얻어 남들보다 빨리 도착할수도 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요즘 읽는 책에 대해서 하는 공통점이 있다.

[일단 해라. 많이 해라. 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다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훨씬 낫다.]


이 말에 따를 예정이다. 많이 부딪혀 고생하다보면 가는 길이 익숙해져서 최대한 빨리 도착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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