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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윤 Nov 05. 2022

가난한 부모의 마음이 이럴까나..?

어린이집을 그만두는 이유…

.


미국에서의 초등학교 전 교육과정은 대략 이렇다.


- 데이케어 :

신생아부터 36개월 미만 아이들 대상

아주 어린 영아들이기 때문에 학비가 매우 비쌈


- 프리스쿨 :

36개월 (세돌)부터 킨더 가기 이전까지 대상

한국의 개념으로 어린이집이라고 보면 된다.

데이케어보다는 저렴하지만 학비가 싸지는 않다.

공립 프리스쿨이 아닌 이상 모두 사립이기에 비용만 내면 부모의 별다른 개입 없이 프리스쿨에서 모든 것을 케어한다.


- TK - Transition 킨더가든 : (의무교육 아님)

미국은 9월생부터 그다음 해 8월 출생 아이들을 무조건 같은 학년에 배정한다.

단적인 예로 9월생과 다음 해 8월생은 매우 큰 신체적 정신적 발달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찍 태어난 아이들의 원활한 사회적, 학업적 적응을 위해 킨더가든에서는 티케이라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만 4살의 아이들을 킨더 가기 전 1년을 가르친다.

그러나 모든 킨더가든이 티케이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아서 학교에 먼저 문의 후 등록해야 한다.

티케이 프로그램은 학교의 방침에 따라 정해진 기간에 태어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예를 들어 9월생부터 그다음 해 1월생까지…


- 킨더가든 : (의무 교육 아님)

만 5살부터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1년간

킨더부터는 공립 무상교육이 가능해서 킨더부터는 학비 걱정은 없다. 하지만 부모들은 학교에 필요한 각종 도네이션과 발룬티어들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동안 우리는 세 살 난 딸아이를 집 단지 바로 옆 블록에 위치한 프리스쿨에 보내고 있다


아침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진한 빨간색으로 단장한 단풍나무가 멋스러워서 사진도 찍어보았다.


오늘은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고 덤덤해진 하루다.


만 세 살이 된 올해 1월부터 11월이 된 지금까지 감사하게도 우리는 아주 약간의 금전적 여유와 함께 허리띠 졸라매기를 실천하며 아이를 큰맘 먹고 프리스쿨 (어린이집)에 보내왔다. 그것도 제일 저렴한 오전반만 맡기는 파트타임이다. 언젠간 풀타임 (종일반)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도 생각했지만, 약간의 금전적 여유를 주었던 수입원이 없어지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그만 보내기로 결정했다.


자퇴 사유는 금전적 어려움으로 솔직하게 적어내기로…


아이의 반 선생님들도 애정과 열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봐주셨고, 우리 아이도 참 많이 학교를 좋아했다.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지 몇 달 안 되었을 때 알파벳과 숫자를 다 떼고 학교에서 배운 많은 것들을 집에서 보여줄 때면 돈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 각종 만들기 작품들과 요즘은 스패니쉬도 일부터 열까지 세고 알파벳 수화까지 틈틈이 배워오기에 곧 그만두어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참 씁쓸하고 아팠다. 친구도 많이 사귀고 우는 친구들을 안아서 달래주고 했다고 들었을 때는 우리 아이에게 이런 면이 있구나 신기했고 사회성을 기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공부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우리 아이가 이제는 강제적으로 집에서만 지내야만 한다니, 차라리 적응을 잘 못하고 배워오는 것도 별로 없었다면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는 않았을까..?


어제는 속상해서.. 그리고 미안해서 펑펑 울었다.


남편은 원래 우리가 못 보낼 사정이었는데 놀랍게도 일 년 가까이 보낼 수 있었으니 감사할 일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처음 보낼 때부터 수입원이 없어지면 그만두어야 하는 예견된 상황이었다라고도 이야기했다. 머리로는 다 아는데 내 능력으로 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참 속상했다.


둘째가 태어날 날이 2주가 채 안 남았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게… 나는 그저 순종할 수밖에 없나 보다. 납작 엎드려야 하는가 보다. 극적으로 금전적 상황이 호전되기를 바라는 것보다, 마음을 다잡고 의연하게 이런 상황도 성숙하게 겪어나가려 한다.


남들에게 말 못 할 어려움들을 겪는 부모들이 힘을 내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소망한다. 이것이 우리 인생의 다는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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