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오
내추럴의 매력을 알려준 오렌지 와인
지난번에 먹어 본 내추럴,
‘말바시아 앙세스트랄 오렌지’ 보다 진한 오렌지 색을 띠고 있다.
은은하고 기분 좋은 자몽향을 시작으로 오렌지 과육에서 나는 달큼한 향, 그리고 기분 좋게 퍼지는 싱그러운 꽃잎 향이 느껴졌다. 레드보다는 화이트 와인에 가까운 향.
향만큼이나 맛도 은은하게 올라오는 느낌. 내추럴 특유의 시큼함도 은은했으며, 오렌지, 자몽, 청포도 같은 향이 은은하게 올라와 기분이 좋아졌다.
그날의 메모에는 이렇게 적어놓았다.
‘정말 맛있는 화이트 와인에 싱싱한 자몽주스를 몇 방울 섞은 느낌’
‘마지막에 은은하게 느껴지는 탄닌감이 가장 인상 깊었다’
먹으면 먹을수록 은은하게 느낄 수 있는 단맛과 입안에서 굴릴수록 여러 가지의 향기를 순서대로 느껴 볼 수 있어서 신기하고 흥미로웠던 와인.
도수가 없는 편은 아닌데도 (12도) 알코올의 역함은 전혀 느낄 수 없어서 홀짝홀짝 마시다가, 마지막 잔을 들 때쯤에는 내 얼굴도 와인과 같은 오렌지 빛이었던 것 같다.
Domaine 와이너리는 콜마르와 몇 킬로미터 떨어진 알자스 중심부, Gueberschwihr마을에 위치해 있다.
1980년대 초 레미 그로스 씨가 부모로부터 포도밭을 물려받으며 시작한 와이너리로, *바이오 다이내믹한 방식으로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고.
*바이오다이내믹 Bio-dynamic : ‘우주와 자연의 순리가 담긴’이라는 뜻으로, 일반 유기농 농법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다른 동식물과의 공생을 도모, 포도나무 농장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취급하는 것.
현재는 그 아들 Vincent 씨가 운영하고 있는 듯하다. 이 트라이 오도 ‘천재 생산자’로 불리고 있는 Vincent 씨의 손에서 나왔다는데, 이 분은 전부터 오렌지 와인을 만들려는 시도를 계속해왔으며, 스킨 콘택트 기법을 사용하셔 와인을 만드신다고. (탄닌감이 꽤 느껴지는 게 스킨 콘택트 맞는 듯)
Pour les vins de macération, les grappes entières et égrappées sont en contact avec le jus ;
la fermentation s'opère durant 3 semaines.
(공홈에서 찾아보니, 이 부분이 3주간 스킨 콘택트 한다는 말인 것 같다.)
인스타그램을 방문하니, 어딘가 가족 커뮤니티에 ‘행복한 와인 만들기’의 기념사진을 올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영상과 사진들을 멍 때리며 보고 있었다.
와이너리도 예쁜 유럽 산골짜기에 있는 집 같아 보여서 저런 삶 나쁘지 않을지도… 라는 생각이 들었고. 구글맵으로 알아보니 와이너리 투어도 가능한 것 같아서, 언젠가 와이너리가 많이 모여있다는 알자스에 가서 와이너리 투어를 해 볼 수 있도록 불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 (즐겁다아!)
+서비스로 주신 치즈 플레이트로는 배가 차지 않는 헤비이터는 관자요리와 후토마끼를 주문했담니다 :)
+치즈랑만 먹어도 충분히 맛있고,
화이트 와인과 닮은 풍미가 관자와도 매우 잘 어울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