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혀니 Sep 23. 2022

달달한 체리 사탕이 연상되는 이탈리아 와인

아망떼

가본 적 없는 길을 가보고,

먹어보지 않았던 음식을 먹어보고,

경험해 본 적 없는 일을 경험할 것.

나는 새로운 걸 좋아하면서도 막상 무언가 시작할 때는 겁이 많다.

엄마 말로는 내가 어릴 때는 새로운 음식은 질색하며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해서 걱정이 많았다고 하는데,

다행히 지금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충분한,

잡식가(?)로 성장하고 있다.

잘 몰라서 맘 편히 이것저것 도전해 보고 있기도 하고.


이날은 퇴근 후 보틀 샵에 들렀다가 달달하고 캐주얼한 가성비 와인을 먹어보자 싶었다.

가격도 저렴했고(1만 원대) 와인에 그려진 빨간 하트도 귀여웠다.

그래서 골라온 아망떼.


체리 콜라 같은 달달한 향이 올라온다. 체리 사탕이 연상되는 맛으로 단맛이 강했다. 거의 포트 와인이랑 비슷한 당도. 요거트 향도 은은하게 난다.

비비노 평점을 보니 인공적인 맛이 너무 세서 싫다는 평이 압도적인데, 의외로 달짝지근 주스 같은 맛이 타닌이 부담스러운 와인 입문자에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에 위치한 와이너리 칼디롤라Caldirola는 1897년 가족단위 오스트리아(레스토랑)로 오픈했고, 여기서 판매할 와인을 만든 것이 와이너리의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레스토랑에서 와인의 품질을 인정받았으며, 70년대 이후로는 설비를 자동화하고,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며 성장했다. 용기 리사이클링 캠페인이나 올림픽 후원 등의 마케팅으로 점점 더 사업을 키웠고,

지금은 이탈리아 전역에 있는 유명 와이너리들을 소유한 대규모 기업이 되었다고.


아무튼, 맛있는 술을 맛있는 요리와 즐기다 보면 가끔 사치를 부리게 될 때가 있다.

특히 좋은 와인은 엄청 비쌀 것 같은 이미지가 있기도 하고.

정답은 없는 거니까, 가성비 와인을 찾아서 그냥 먹었는데 의외로 취향에 맞은 적도 많았다.


가격대가 있는 프리미엄 술을 다이닝에서 즐기는 게 즐거운 날이 있고, 퇴근 후 편의점 네 캔 맥주가 즐거운 날이 있으니까.

아망떼도 가끔 이마트에서 1만 원도 안 하는 가격으로 판매하니까 그냥 한 번 마셔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와인 러버라면 용납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생크림 케이크와 곁들여 홀짝거리기 좋은 장난스러운 맛이 나랑은 꽤 잘 맞았다.


+비비노 평점도 와인을 고를 때 도움이 되지만, 그냥 내 느낌 따라서 새로운 와인을 경험해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일인 듯


새로운 일들을 앞두고 괜스레 생각이 많은 요즘, 컨디션이 안 좋은데 습관처럼(?) 과음을 했더니 하루를 대부분 침대에서 보냈다.

앞으로도 새롭고 다양한 일들을 경험해 봐야지.

마음에 채이는 것 없이 내 사람들 아껴가며, 마음이 옳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쑥이 이렇게나 향긋한 향신료였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