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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년여자 Jul 27. 2016

순서가 엉켰지만 서부여행 마감

끝까지...!

서부 여행이 막을 내리는 날이 밝았다. 미련이라고는 한 줌도 남지 않는 라스베가스를 서둘러 떠나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이 그다지 멀지 않아서 늦지 않게 차 반납처에 도착했으나, 여기에서 처음부터 말썽이 있었던 렌터카의 라스트 말썽이 밝혀졌다. 우린 애초에 반납 때의 편의를 생각해서 pre-paid fuel을 선택했다. 시가보다는 살짝 비싼 값을 주고 렌터카 회사에서 기름을 사면, 반납할 때의 기름 잔량은 상관이 없는 제도이다. 당연히 이미 낸 기름값의 환불은 없기 때문에 바닥까지 싹 쓰고 오는 것이 유리하다. 그런데 우리가 샌 프란시스코에서 차를 빌릴 때 카드 결제가 꼬이는 바람에 다시 수속을 밟을 때, 그 나쁜 놈들이 그만 저 옵션을 빼먹은 것이었다. 우린 당연히 처음 진행할 때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프리페이드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용의주도하게 기름통을 비워서 뿌듯하게 라스베가스 공항에 도착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서류에 프리페이드 기록이 없다. 따라서 우리가 내야 할 기름값은 무려 갤런당 9.9불. 당시 서부 지역의 대도시 기름값이 3불에서 3.5불 사이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세 배의 기름값을 낸 셈이다. 우리 자가용보다 덩치가 큰 SUV라 기름도 많이 들어가더라. 기름값만 백불을 더 물었다. 억울해서 돌아버릴 뻔. 더 미치겠는 점은 우리가 차를 받을 때에 하도 말썽이 컸기 때문에 거기 매니저가 명함을 주면서 차후에 문제가 생기면 연락 달라고 했는데, 막상 전화를 거니까 직통 번호가 아니라 대표번호. 통화 시도를 몇 번을 해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Thrifty라는 이 회사 이름 절대 안 잊음.
그리고 Dollor라는 브랜드와 카운터, 직원을 공유하던데(같은 회사인 듯) 역시 비추.
절대 쓰지 마십쇼. 연락이 안 됨. 혹시 쓰려면 샌 프란시스코 지점은 피하시길.
그리고 괜히 셔틀 타고 고생하기 싫어서 on airport 옵션으로 차 예약했는데, 그럴 필요 없었다.
어느 공항에서도 공항에서 곧바로! 렌터카를 탈 수는 없다. 길든 짧든 이동해야 한다.
 
결국 렌터카를 사용한 것 자체가 전체적으로 완전 실패였다. 샌 프란시스코에서는 아예 쓰질 말았어야 했고.
또 한 번의 더러운 기억을 남기며 서부여행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이 났다. 공항에서 사먹은 스타벅스 샌드위치까지 비싸고 더럽게 맛이 없었다.
샬롯 공항을 거쳐 집에 돌아오자마자 개를 픽업하러 시터에게 달려갔다. 개는 몇 초 동안 "누구시더라?" 하다가 광란의 환영을 하며 내게 안겼다. 이렇게 반가우려고 여행을 했나 싶을 정도로 행복한 재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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