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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 Aug 08. 2022

결국 플래너 계약한 사람 나야 나

역시 뭐든 전문가에게 문의하세요

가장 큰 웨딩홀을 예약한 뒤 또다시 고민이 생겼다. 이제 결혼 준비의 꽃인 스드메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고민하던 건 두 가지였는데 


1. 웨딩홀 패키지를 통해서 스드메를 모두 해결해버리기

2. 플래너와 계약한 후 스드메 계약하기


이렇게 두 가지였다. 두 가지의 장단점은 극명하게 갈렸는데 정리해보자면


1번의 경우,

[장점]

1) 예약이 수월하다. 

다른 스드메(스튜디오는 제외) 업체를 예약하기 위해서는 불특정 다수의 결혼하는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웨딩홀 패키지로 하는 경우에는 당일 해당 시간대에 결혼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입었기 때문에 입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는다. (단, 내 앞 뒤 시간대의 경우는 힘들 수도 있다.)

2) 시간이 절약된다. 

아무래도 본식 당일에는 준비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마련인데 이동 시간이라도 줄어들기 때문에 조금 더 여유롭게 준비가 가능해진다. 

[단점]

1) 후기가 많지 않다.

이건 내가 진행하는 웨딩홀이 지어진 지 오래되지 않아 더 후기가 없는 것도 있었다. 오래되지 않은 인스타그램에서 몇몇의 후기를 볼 수는 있었지만 패키지로 진행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뿐더러 후기에 호불호가 상당히 갈렸기 때문에 걱정이 되는 부분이었다.

2) 선택의 폭이 많지 않다.

아무래도 드레스의 종류는 웨딩홀 자체에서 구매해서 보유하고 있는 드레스에서 골라야 했기 때문에 많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보유하고 있는 드레스 종류는 유명 브랜드의 드레스였는데 '엔조최재훈, 쥬빌리브라이드, 로브드 K'였다. 문제는 유명 브랜드의 드레스였기 때문에 웨딩홀의 패키지를 한다고 해도 저렴하지는 않은 금액 대였다. 특히나 '엔조최재훈' 드레스의 경우 추가금이 80-150 정도라고 들었는데 물론 드레스는 대부분이 추가금이 붙긴 하겠지만 내가 예상하는 범위를 넘었다고 생각했다.

3) 계약을 하기 전 정보를 알 수 없다.

이건 내가 계약한 웨딩홀에만 해당되는 내용이긴 한데, 앞서 말했던 것처럼 드레스에는 추가금이 붙는다. 물론 추가금이 없는 드레스도 있지만 굉장히 일부일 뿐 대부분의 드레스에 적게는 100만 원 미만부터 많게든 수백, 수천의 추가금이 붙는다. 그래서 드레스를 고르게 되면 해당 드레스에 붙는 추가금을 알 수 있고 추가금까지 들은 뒤에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패키지에서 드레스를 선택할 때는 그렇지 않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드레스는 계약을 하기 전에 먼저 입어 볼 수 있는데 패키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또 드레스를 입게 되면 해당 드레스에 대해 추가금을 알고 나서 계약을 해야 하는데 패키지는 그렇지 않다. 드레스를 입어보는 건 입어보는 거고 해당 드레스에 붙는 추가금은 계약을 하고 나서 알려준다고 한다. 내가 맘에 드는 드레스가 얼마나 비쌀지는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나서야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2번의 경우,

[장점]

1) 선택의 폭이 넓다. 

물론 만약 10개의 업체가 있다면 10개의 업체를 다 가보는 건 아니다. 하지만 10개의 업체의 스타일을 SNS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결정할 수 있고 그중 3-4개를 선택해 직접 드레스를 입어 볼 수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

2) 경제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결혼 업체들 사이에서 예비부부는 그저 한쌍의 호구 들일뿐이다. 우스갯소리로 결혼 준비는 '어차피 한 번 보고 안 볼 호구들 맞이하는 업체'와 '일생의 단 한 번을 위해서 얼마든 돈을 쓸 수 있는 호구 예비부부'의 컬래버레이션이라고 한다. 그래서 업체는 다양한 방식으로 추가금을 붙이고 우리는 사기 중고 매물을 보고 중고차 매장에 간 사람처럼 추가금이 붙지 않은 기본금만 보고 업체에 발을 들인다. 이 중간을 해결하는 사람이 바로 플래너이다. 물론 플래너도 업체 계약 시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하이 브랜드일수록 높은 금액 대일 수록 좋긴 하겠지만 최대한 예비부부의 예산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업체와 협의를 한다. 이 과정은 전문가들의 티키타카이기 때문에 옆에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많다.

[단점]

1) 시간이 소요된다.

아무래도 결혼 관련 업체는 대부분 청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헤어/메이크업 샵을 청담으로 정하게 된다면 본식 당일 기본적으로 6시간이 이전에 (나는 12시 예식이기 때문에 오전 6시) 청담으로 이동해 준비를 해야 한다. 이때 드레스도 샵으로 오게 되는데 그럼 결혼 준비를 다 마친 이후에 웨딩홀로 이동하게 된다. 이 부분이 굉장히 번거롭고 피곤한 일이 되어버린다.

> 그래서 나는 여기서 꼼수를 생각해냈다. 원래 헤어/메이크업 보다 드레스에 더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헤어/메이크업을 웨딩홀과 가까운 곳으로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드레스는 본식날 헤어/메이크업 샵으로 가져오기 때문에 만약 웨딩홀과 가까운 샵으로 하게 되면 드레스는 그곳으로 오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나는 본식 당일 날 청담으로 왕복 이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고민으로 나는 결국 2번이었던 플래너와의 계약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플래너는 또 두 종류로 나뉘는데 동행과 비 동행 플래너였다.


1. 동행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플래너이다. 웨딩 업체를 방문할 때마다 플래너가 동행하고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예비부부 대신 업체와 하게 된다. 동행 플래너는 플래너 계약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2. 비 동행

계약을 위한 방문 상담을 제외하고는 비대면으로 관리하는 플래너이다. 웨딩 업체에 동행하지 않지만 전반적인 일정과 결혼 관련 상담은 비대면으로도 진행된다. 비 동행 플래너는 플래너 계약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단, 내가 계약한 제이웨딩과 같은 경우는 동행 1회가 있기 때문에 보통 본식 가봉 시에 동행 1회를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여기서 나는 비 동행 플래너를 선택했고 플래너와 상담을 하기 위해 방문 상담을 예약했다. 8월 6일 토요일 오후 2시 30분, 나와 남자 친구는 플래너 상담을 위해 강남에 위치한 제이웨딩 업체에 방문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상담 중이었고 우리는 앞의 상담이 끝나지 않은 플래너를 잠시 기다렸다. 상담이 끝나고 먹을 맛집을 찾는 동안 전 상담이 끝나고 플래너는 우리 맞은편에 앉았다. 우리를 담당하는 플래너는 조희수 플래너였다. 이미 후기를 많이 보고 오기도 했고 굉장히 긍정적이고 활기찬 느낌이라고 했는데 딱 맞았다. 더군다나 우리와 동일하게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믿음이 갔다.


우리의 상담은 길지 않았다. 스튜디오는 이미 정해 놓은 게 있었고 헤어/메이크업 샵은 청담으로 정하지 않을 거기 때문에 드레스를 주로 보게 되었다. 드레스 투어는 너무 많이 가지 않고 두 곳만 가기로 했다. 그리고 웨딩홀이 어둡기 때문에 실크 드레스가 아닌 비즈 드레스 위주로 선택했다. 나와 남자 친구는 플래너가 보여주는 샵의 전체적인 드레스 분위기를 아주 신중하게 봤다. 대여섯 군데를 보게 되었고 공식 SNS 사진뿐만 아니라 앨범까지 꼼꼼하게 봤다. 여러 번 고민한 끝에 나는 더 케네스 블랑과 마리 에드 오늘 두 군데로 결정했다.


선택의 이유 (왼: 더 케네스 블랑, 오: 마리에드 오늘)

드레스 샵까지 결정한 후 앞으로의 일정과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지만 조만간 곧 정신없이 신경 써야 할 내용들이 많아지겠구나 싶었다. 마지막으로 제이웨딩에서 플래너를 계약했을 때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인 포인트 적립제도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었다. 카페 활동 및 블로그 활동을 했을 때 받는 포인트를 추후에 부케, 사회자, 축가 등 결혼에 필요한 부분을 차감하여 계약할 때 사용하거나 포인트몰에서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있는 형태였다. 


물론 나는 카페 활동이며 블로그 활동을 부지런하게 하는 편은 아니지만 어차피 웨딩홀 패키지로 가지 않기 때문에 부케 등의 부가적인 비용이 추가될 예정이니 최소한 부케 비용만은 뽑아 먹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참에 블로그도 키워 볼 예정이었으니 조금 더 부지런하게 활동해보자!라는 다짐을 했다.


마지막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총비용의 20퍼센트 계약금을 입금한 뒤 포인트 적림을 위한 후기를 쓰기 위해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촬영을 도와주고 앞으로 잘해보자는 플래너와 인사를 나눈 뒤 건물을 나섰다. 뭔가 또 과제를 해낸 느낌이다. 앞으로 궁금한 점에 대해 물어볼 사람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마음이 놓였다. 


이제 플래너 말 잘 들으면서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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