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겹이의 비애

by 박순영

어제 지인한테 우산으로 둔부를 가격당해, '어, 골절된거 같음'했더니 '오겹살이어서 전혀 아님'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오겹 삼겹...나도 한때는 40킬로 대를 유지하던 슬렌더하던 시절이 있었다. 아무리아무리 먹어도 살이 오르지 않던.

'어머 선생님 바지핏이 넘 이뻐요'라던 동료강사의 감탄도 들어봤던.



그게 벌써 아득한 일이 되었다. 나이들면 셀카를 안찍는다던데, 가끔 찍으면 턱부분 정리가 안돼서 다 지워버린다. 나잇살이라고만 하기엔 분명 게으름살이 덧붙여진.

그런들, 이만큼 살아낸게 어딘가,하는 생각이다.


어제 그 지인으로부터 레트로한 얘기를 들었다. 명절내내 기분이 다운됐다고.집안일인가보다 하고 더는 캐묻지 않았는데 조카 둘이 이런저런 이유로 골칫거리가 돼서 '가문이 쇠락중'이라고.

요즘 세상에 조카가 잘못됐다고 가문 어쩌고 하면서 골치를 썩는 사람도 있나,하며 나는 신기하게 그를 쳐다봤다.

'명절에 그래서 뭐 사촌이라도 놀러왔나?"

'난 그런거 없어'

돌아보면 내게도 친인척이 있었고 명절이면 엄마한테 인사하러들 오고 그랬던거 같은데 이제는 다 전설이 됐다.친가와는 본래 그닥 가깝지가 않았고 외가는 엄마 가시면서 다 끊어졌고 그런 상태다. 언니와는 여기도 몇번 써댄 이유들로 먼 타인으로 지낸다...



'어떻게 그렇게 연결망도 없이 혼자 지내지?"

그물음에 '나는 이제 무리에 섞이는게 더 피곤하다'라고 대답은 했지만 마음 한구석엔 그래도 어린날 날이 저물어가는 골목에서 같이 놀아주던 사촌언니에 대한 잔상이 마치 소설처럼 남았다.

'인간의 속성을 알기에 난 혼자다'라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사람은 누군가와 함께 있을때 보다 존재감이 생기는것도 같다...아닌들.



그나저나 에어컨이 또 자동으로 중간에 자꾸 꺼져버려서 as를 신청했더니 실외기도 봐야 한다고 그 부분이 개폐가 되게 해달란다. 바싹 붙여 놓은 가구들과 tv를 치워야 하는데, 이럴땐 누가 옆에좀 있었음 하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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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언, 봄날은 사랑의 연작 기출간작이고 강변은 이제부터 써볼까 하는 호러 판타지 퓨전 소설집입니다.

많은 관심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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