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는 자기가 가장 잘하는 음악에 사연을 실어 노래를 부른다. 작가는 글을 써서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놓고, 성악가는 멜로디에 인생을 담아 노래한다. 화가는 혼을 실어 그림을 그린다. 예술은 결국, 삶의 흔적과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이라 생각한다.
이런 예술의 진심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도 종종 마주한다. 예를 들어, Eric Clapton의 “Tears in Heaven”이라는 곡이 그렇다. 특별한 생각 없이 흥얼거리던 그 선율이 어느 날 문득 마음을 감싸며 다가온 적이 있다.
1991년, Clapton은 뉴욕의 고층 아파트에서 네 살 난 아들 Conor를 사고로 잃었다. 그 충격으로 한동안 외부 활동을 중단했고, 영화 《Rush》의 사운드트랙 작업 중 이 곡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Would it be the same if I saw you in heaven?”이라는 후렴은 아버지로서의 그리움과 상실감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보여준다. 이 곡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Clapton이 견뎌낸 시간의 기록이자 고백이라 느껴진다.
또 다른 예로는 미국의 작가 Joan Didion이 있다. 그녀는 『The Year of Magical Thinking』이라는 책을 통해 상실을 글로 풀어냈다. 2003년, 딸 Quintana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가운데 남편 John Gregory Dunne이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Didion은 그 후 1년간의 시간을 기록하며,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마음과 그럼에도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담아냈다. 책이 출간되기 전인 2005년, 딸 Quintana 역시 세상을 떠났고, 그녀는 그 이야기를 후속작 『Blue Nights』에 남겼다.
성악가 Luciano Pavarotti 역시 자신의 인생을 음악에 투영한 사람이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Nessun Dorma”는 그의 대표곡으로, 특히 1990년 FIFA 월드컵에서 BBC가 그의 녹음을 테마곡으로 사용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말년에는 췌장암 투병 중에도 무대에 올라 이 곡을 열창하며 삶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예술은 누군가의 사연을 담아내고, 그 사연은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래서 누군가 내게 왜 책을 쓰느냐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언젠가 두 딸이 어른이 되어 삶이 버거울 때, 이 글이 그 아이들의 손에 닿아 “아빠는 늘 너희 곁에 있었단다”라고 말해주기를 바란다고. 말로 다 전하지 못한 마음을, 글로 남기고 싶어서.
예술은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를 되묻고, 그 답을 함께 찾아가는 여정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