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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하효열 기장’에게 전하는 서시


‘나의 캡틴 하효열 기장’에게 전하는 서시

항공 매뉴얼중에 이런 것이 있다. 비행기에 모든 승객의 탑승이 끝나고, 비행기 문까지 닫고 나서 활주로 이동하다가, 이륙 최종 준비전 기장이 띵띵띵 하고 이륙을 알리는 차임벨을 신호를 주면, 객실 사무장은 기내 인터폰으로 기장에게 연락해 ‘최종 이륙 준비 완료 보고’를 한다.

기장 ‘네 captain 입니다’고 하면, 객실 사무장은 ‘captain cabin ready for take-off’이라는 보고를 한다.(완전하고 안전한 이륙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보고다.)

지난 2월 28일 대한항공의 해고 기장 하효열의 퇴임식이 있었다. 모든 붕괴가 그러하듯 땅콩회항이라는 대한항공발 초강진 이전에 많은 징조들와 균열들이 있었다.

2000년 10월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대한항공 재벌일가의 비민주적인 회사 운영과 반인권적 노동행태에 저항하며 집회를 열었었던 것이과 객실 승무원들이 주축이 되어 민주노조 설립 운동을 진행한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늘 그랬던 것 처럼 당시에도 수많은 언론과 정치 세력들은 자본의 위악함을 단죄하기 보다는 을의 입장인 다수 노동자들을 압박해 왔다. ‘귀족노조’론이 등장했고, 다수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고소고발이 진행되었다. 종국에 동료가 서로를 고발하는 사태까지 이어졌고 결국, 노동자들의 결속은 붕괴 되었다.

이후 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났고, 몇몇은 해고가 되었다. 다시 회사로 돌아오겠다는 의지로 싸운 소수가 수년간의 힘겨운 소송 끝에 복직을 했다. 물론 객실 승무원에서 화물부서로 가서 근무하거나, 이미 4~5년이 걸린 소송 전으로 경제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상태는 모두 노동자만의 몫이었다. 자본의 완전한 승리였다.

그리고, 14년이 흐른 2014년 12월 땅콩회항이라는 또다른 징조가 조만간 닥칠 대폭발을 예고하며 일어났다. 하지만, 또 다시 4년 넘는 기간 동안 박창진이라는 개인과 대한항공이라는 회사 그리고 재벌 세습 일가간의 힘겨운 나 홀로 투쟁의 시간만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2018년 이들 재벌 일가 조 씨 자매와 어머니 등의 일상적 갑질과 욕설, 폭행 등이 담긴 동영상과 음성녹음이 세상에 나오면서, 비로소, 대 폭발이 일어났다. 대한항공 직원들의 자발적 광화문 가면집회가 그것이었다. 사내 민주주의와 노동인권 보방을 요구하는 외침이었다.

그때 나는 가면을 쓴 직원들 속 유일하게 가면을 벗은 인물로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내가 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기까지, 그 험난하고 죽을만큼 힘들었던 4년간의 시간을 견뎌내고, 마지막 용기의 불꽃을 태울 수 있게 되기까지에는 기장 하효열의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미 모진 자본의 횡포의 끝에 놓여 있던 박창진은 죽은거나 마찬가지 였기 때문이다. 동병상련 그 모진 경험을 이미 해온 ‘기장 하효열’ 그가 내 곁에 함께 서 주지 않았다면, 그날 광화문 가면집회에 차마 박창진은 다시 나설 수 없었을 것이다.

나의 영원한 캡틴 하효열이 끝내 복직하지 못한 채, 지난 2월 28일에 정년을 맞이했다. 박수를 쳐주었어야 하나 개인적으로 너무 슬펐다.

‘제가 국회 꼭 들어가서, 국토위로 들어가고 그래서, 항공 자본의 횡포 바로 잡아보겠습니다.’라고 했던 지난 다짐을 지키지 못해서 부끄럽고, 미안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아직 끝은 아니다 ‘반드시 다가올 다음은 꼭 손발노동자 대표로 정치로 대변하리라.’ 다짐해 본다. ‘캡틴 하효열에게 마지막 보고를 한다. ‘captain cabin ready for take-off’


#대한항공 #기장 #하효열 #해고노동자 #복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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