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양 고속도로에서 화도로 빠져나왔습니다. 저는 지금 남춘천으로 닭갈비 먹으러 가는 길입니다.
굳이 꼭 춘천까지 가는 이유를 얘기하자면, 학창 시절 친구들과 추억이 많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청춘이어서 그랬을까요? 뭐든지 맛있던 시절의 기억? 혹은 항상 배고팠던, 늘 뭔가를 먹고 있어도 배고팠던, 시절의 즐거웠던 추억이라고 해두죠.
그 당시, 청량리역 시계탑에서 만나, 왁자지껄 떠들면서 경춘선 입석이어도 즐겁게 떠났던 시절. 자리가 없어 화장실 칸에 친구와 어깨를 맞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뻥 뚫린 기차 맨 마지막 칸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잊히질 않고요.
그래서 춘천으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대성리 초입부터 차가 막히기 시작합니다. 언제나 주말엔 그렇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엔 징검다리 연휴까지 있어서 더 막히는 것 같네요.
화장실에서 어깨를 맞댄 추억이 있던 친구와 협상 끝에, 대성리 역에 차를 버리기로 했습니다. 역사 주차장은 그렇게 넓지 않지만, 그래도 간신히 차 한 대 세울 자리는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춘천 가는 전철에 올랐습니다. 생각해 보니, 너무 잘했습니다. 대성리부터 시작해서 청평 삼거리, 상천리, 가평오거리까지 꽉 막혀있을 46번 국도. 그리고 어딘가에서 운전대를 잡고 하품하며 지루해했을 뻔한 친구. 옆에서 졸음 방지용 농담을 쓸데없이 던졌을 나.
2시간이 더 걸렸을지도 모를 그 길을, 전철은 단 40분 만에 남춘천역에 저희를 데려다주었습니다. '아~ 편하다!'
그리고 남춘천역 바로 앞에 있는 닭갈비집에 갔습니다. 저희 목적은 오롯이 이것이 기에 머뭇거리지 않았지요.
딱히 어디를 정하고 들어간 건 아닙니다. 발길 닿는 데로 들어갔지요. 여기는 어디든 맛이 비슷하니까요. 친구와 옛 추억을 되뇌며, 수다 좀 떨었습니다. 말 많은 친구가 거의 얘기했지만요.
그리고 다시 대성리 역으로 가는 길.
생각해 보니, 이 방법이 꽤 좋네요. 대성리 역에 차 버리고 오는 것. 갈 때도 딱, 도로가 막히는 시간인데, 편하게 갈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대성리부터는 길이 뚫리죠.
친구는 운전하고, 저는 달콤한 잠에 취했습니다. 그래도 되는 친구가 있어서 좋네요. 다음엔 반대로 해주면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