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외식
오랜만에 맛집 리뷰를 쓰게 된다. 그것도 우리 동네에 새로 생긴 맛집이라 기분이 좋다.
때는 바야흐로 3주 전, 짝꿍 생일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짝꿍이 소갈비를 먹고 싶다고 해서 이리저리 검색해 보다가 우리 집 앞 아파트 상가에 새로운 고깃집들이 입점하는 것을 보고 저번에 지나가다 찜꽁 한 곳에 가서 한 번 먹어보기로 결정!
나도 우대갈비는 처음인지라 기대 반 설렘 반의 마음으로 식당에 들어섰다.
평소 지나가다 볼 때면 오픈 초기라 그런지 대기 줄이 꽤나 있었는데 점심시간을 살짝 지나고 가서 그런가 오늘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매장 내부는 나름 깔끔하고 넓었다. 의자가 앞뒤로 붙어있는 구조라 조금 여유는 없긴 했지만 불판이 있어서 오히려 한 테이블의 좌석을 길게 뺀 부분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2인 A세트로 시켰다. 삼겹살 킬러인 짝꿍에게 맞춤형 메뉴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식사메뉴는 공깃밥이 따로 개당 추가되는 개념이 아니라 백미솥밥으로 시킬 수가 있는데 주문하면 그때 바로 밥을 짓는 시스템이다. 김치찌개를 주문해서 솥밥도 하나 시켰다.
각자의 테이블마다 이렇게 '맛있게 먹는 방법'을 프린트해 두었다. 다양한 버전으로 이렇게 저렇게 조합해 먹는 재미가 쏠쏠할 듯하다.
먼저 등장한 여러 가지 찬과 찍어먹을 각종 별미 소스들
위에서부터
1. 깻잎 페스토 2. 명란마요 3. 생와사비 4. 함초천일염
소스 개발한 것만 보아도 얼마나 정성 들여 메뉴 구성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그 밖에도 저 양념게장이 밥도둑이었다. 어디에서 구매한 것인지 따로 물어보고 싶었을 정도!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명이나물
드디어 등장한 엄청난 크기의 우대갈비와 삼겹살
그리고 이 아래에 깔린 고사리와 미나리 콜라보가 또 대박이다!
함께 곁들여 나오는 숙주꽈리볶음
두툼한 철판에 지글지글 익힌 채로 나오는데 이거랑 고기랑 같이 싸 먹는 게 이 집 시그니처인 듯하다.
굉장히 고기와 잘 어울리는 조합들이 많다.
이 집은 조합천재 맛집으로 인정
점원이 와서 삼겹살부터 우대갈비까지 다 구워주시는 시스템.
아래 깔려 있는 고사리와 미나리도 같이 구워서 먹으면 진짜 맛있다!!!!!!
미나리 삼겹살은 집에서도 내가 잘 구워 먹는 조합이긴 하지만 고사리는 처음!
모든 찍어먹는 소스와의 궁합이 다 좋아서 한참 먹다 보면 그 많던 고기가 벌써 다 없어져 가고 있다.
그때쯤 입가심으로 등장한 김치찌개.
후기에 김치찌개에 들어있는 고기가 덜 익혀 나온다는 아쉬운 리뷰들이 좀 있었는데 우리도 덜 익혀 나와서 다시 팔팔 끓여달라고 했다. 이 부분만 좀 더 개선되면 좋을 듯!
김치찌개 맛은 정말 좋았다. 김치찌개와 갓 지은 솥밥까지 정말 완벽!
삼겹살 1차 끝내고 이제 우대갈비 차례
우대갈비는 양념이 되어 있어서 삼겹살 먼저 구워주시고 그다음 갈비를 구워주신다.
세트메뉴 구성이긴 했지만 1차 삼겹살 2차 우대갈비까지 푸짐하게 코스로 식사한 것 같은 느낌이다.
짝꿍 생일이라 내가 생일상을 쐈는데 너무 만족스러워해서 다행!
다음에 부모님 모시고 와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집 앞에 맛집을 한 군데 확보해 둔 것 같아 마음이 든든.
아직은 점포 초창기라 조금 동선이나 이런 게 어수선한 느낌이 있지만 곧 자리 잡게 되지 않을까 싶다.
초심을 잃지 말고 이 감동 그대로 이어지는 나만의 동네 맛집으로 계속 남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