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의 찝찝함과 끈적함을 닮은 이야기
내 개인 기록용 인스타 계정을 뒤지고 뒤져
2016년에 읽었던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 소감을 찾아내었다.
무려 8년만에 정유정 작가의 작품을 읽는 셈이다.
정말 오래전에 읽은 책이었지만 그녀 특유의 그 끈적하고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찝찝한 기분은
왜 때문에 여름이면 그토록 생각이 나는 것일까?
'7년의 밤'도 2016년 7월 31일에 읽고 소감을 남긴 것을 보면
정유정 작가는 나의 여름 메이트로 인정이다.
열대야의 끈적끈적한 밤처럼 그렇게도 기분 나쁜 책이라고 7년의 밤을 소개해 놓았는데
완전한 행복은 그보다 더 잔인하고 슬프고 서늘한 이야기랄까?
세상에는 정말 믿지 못할 이야기들이 넘쳐나기에
고유정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이야기가 제발 허구이기를... 바라면서도
너무나 현실 사건과 오버랩이 되어 읽기가 쉽지 않았다.
작가는 후기에서
그 사건으로 소설을 짓기는 했으나
모든 것이 다르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주인공인 신유나가 고유정으로 읽혀버린 순간, 이 이야기는
소설보다는 사건 추리를 다루는 '그것이 알고싶다'나 '용감한 형사들'과 같은 프로그램의 프로파일러가
된 듯한 기분으로 정신없이 추격하게 된다.
그 와중에 가장 마음에 밟혔던
유나의 딸 '지유'
이야기를 다 읽고 난 다음에도
지유는 어떻게 하나? 앞으로 잘 자랄 수 있을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신의 아빠를, 그리고 이복동생을 죽이는 엄마.
그리고 그 광경을 지켜본 아이.
애정보다는 광적인 통제와 벌로, 채찍과 당근으로, 두려움으로 통제하는 엄마.
엄마가 하는 모든 말에 복종하고 엄마가 세운 모든 규율이 세상을 살아가는 규칙이 된 일곱살 아이가
모든걸 극복하고 잘 자라날 수 있을까?
이런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을까?
다행히도 지유에겐 이모가 큰 울타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세상에 많을 거라 생각하니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사각지대에 놓인 수 많은 아이들이
완전한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구제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나 또한 최전선에서 뛰어야겠다는 의지를 다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