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힘든 시간을 묵묵히 견디었던 것 같다.
죽음을 선택하는 게 나을 정도로 아픈 시간이었다.
수많은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수많은 상처와 부딪히고 눈물로 목소리를 잃기도 하고 후두염을 앓고
지쳐서 포기하는 날도 오고… 나 홀로 2023년을 지금까지 보내고서야 이젠 2024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아픔, 눈물, 고통의 또 다른 이 모든 시간들이 흘러간 지금에서야 가장 생각나는 건 아빠다.
우리 아빠, 나의 아빠.
누군가는 아빠가 가장 비겁하고 무책임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누구보다 더 책임감을 가지고 살았다는 건 안다. 적어도 나는 안다.
아빠가 정말 보고 싶다…, 아빠의 장례식을 간절한 마음으로 치른 지 2년이 되었는데 잊히지 않는 유골함의 따뜻함과 태어나서 처음 본 모습이 관짝… 그 비극의 슬픔 등등 주마등처럼 스쳐가기도 한다.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일생에 딱 한 번 내 꿈에 나타나 해주셨던 그 당부의 이야기… 그 약속의 말
아빠, 나는 아빠가 내 아빠여서 좋아.
차가운 겨울 속에서 있는 나한텐 아빠는 찰나의 행복을 간직해서 희망을 갖게 하는 가장 따사로운 봄이었어.
아빠도 내가 웃고 즐거울 때마다 가장 따사로운 봄이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