촐룰라 피라미드

Piramide de Cholula

by 이재이

내가 살았던 멕시코 푸에블라 주에는 촐룰라(Cholula)라는 도시가 있다. 촐룰라는 푸에블라 주의 주도인 푸에블라 시와 바로 붙어 있어서 생활권이 겹치는 경우가 많았고, 나 역시 두 도시 모두에서 생활을 했다.

촐룰라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는 큰 언덕 위에 보이는 성당일 것이다. 이 성당의 외벽은 노란색으로, 꽤나 매력적이다. 1575년, 스페인이 멕시코를 지배하던 당시 지어진 것으로, 한동안은 그저 평범한 언덕 위에 있는, 스페인의 권위를 보여주기 위해 지어진 것으로 여겨졌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스페인이 멕시코를 정복하면서, 그 정복의 의미로 지어진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언덕은 평범한 언덕이 아니다.

성당 아래, 언덕의 흙더미 아래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피라미드가 있다.

피라미드 하면 이집트를 많이 생각하겠지만, 사실 멕시코와 남미에 피라미드가 훨씬 많다. 다만 피라미드의 형식과 높이가 이집트와는 다르고, 피라미드의 용도도 다르다.

이집트 피라미드는 높고 겉표면은 매끈했다. 이는 이집트 피라미드의 용도와도 관련이 있는데, 이집트 피라미드는 주로 무덤으로 사용을 했고, 그 안에는 금을 비롯한 보물들이 많았기 때문에,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 그렇게 지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반면, 멕시코와 남미의 피라미드는 종교 시설이었고, 이 피라미드를 중심으로 도시를 꾸려나갔다. 그렇기 때문에 이 피라미드들은 계단형태로 지어지고, 높지는 않지만 넓게 퍼지는 형식으로 지어졌다.

촐룰라 피라미드도 예외는 아니다. 촐룰라 피라미드도 아주 중요한 종교시설이었다. 그런데 촐룰라 피라미드가 이렇게 큰 규모로 성장하게 된 배경을 따로 있다.

촐룰라 피라미드는 천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차근차근 쌓인 복합물이다. 천 년 동안 촐룰라를 정복한 다양한 부족들이 서로를 정복할 때마다 정복의 의미로 이미 있던 피라미드 위에 새 피라미드를 지은 것이다. 이것이 그들에겐 정복과 권위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이 촐룰라 지역을 정복했을 때, 그 정복의 의미로 피라미드 위에 성당을 세운 것이다.

지금 촐룰라에 가면, 피라미드 일부를 볼 수 있고, 내부도 구경할 수 있다. 가끔 시간을 잘 맞추면 축제도 있는데, 이 축제를 할 때는 전통복을 입고 전통 공연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성당도 올라갈 수 있는데, 그리 높지는 않아서 대략 15분이면 올라갈 수 있다. 중간에 넓은 평지가 있어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고, 나 어렸을 때는 여기에 연을 날리는 사람들도 많았고 나도 즐기곤 했다. 성당이 있는 자리에 올라가 보면, 멕시코 시티와 푸에블라 주 사이에 있는 포포카테페틀과 이츠타치우아틀 산, 그리고 반대쪽 저 멀리 있는 오리사바 산도 볼 수 있다. 특히 포포카테페틀과 이츠타치우아틀은 정말 크게 보여서, 성당에 올라가지 않고 조금 멀리서 바라보면 거대한 두 산 사이에 우뚝 서있는 노란 성당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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