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현대미술 트렌드를 볼 수 있는 곳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Stedelijk Museum Amsterdam)은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Rijksmuseum), 반고흐뮤지엄(Van Gogh Museum)과 함께 뮤지엄쿼터지역에 있다. 한국에서부터의 방문리스트엔 없었는데 내가 그렇게 꼼꼼하게 사전조사를 하고 미술여행을 하는게 아니고 눈 닿는 곳 발 내린 곳도 지역의 보석같은 뮤지엄인 경험을 많이 해 그 기대를 가지고 시간을 조율해 방문했다.
결과는 아쉽지만 내 취향의 작품들은 아니었다. 그래도 현재 네덜란드와 암스테르담의 현대미술의 수준과 트렌드를 보기에 좋았다. 좀 더 알아보니 5분거리의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과 역할 분담차원에서 근현대 미술을 주로 다루기 위해 만들어 진 곳이었는데 현대미술이 더 주를 이루는 곳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난해하고 맥락적 해석이 함께하지 않으면 즐기기 어려운 현대미술의 특성때문에 그리 느낄 수 밖에 없는 듯했다.
[암스테르담 시립 미술관]
https://maps.app.goo.gl/LhoMv3dnpS3ewmAo7
그럼에도 마음길과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들이 꽤 많이 있어 기록으로 남긴다.
러시아 계열인 듯한 작가의 이름 옆에 <Woodcutter>라는 제목이 있다. 도형의 자연스러운 조화와 밝은 톤의 그라데이션 표현이 좋았다.
아시아적 미학이 담긴 듯한 대상들에 원시성이 엿보여 좋았다.
작가는 건축가 출신이었고 큐비즘과 괘를 같이한 작품으로 위 그림의 배경은 수리남이라고.
작년에 싱가폴 국립미술관에서 눈이 시리도록 보았던 적갈색톤의 동남아 배경 그림들과 비교해 같은 공간임에도 상당히 모던하고 심플하다.
이제 보니 잭슨 폴록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브라크 밀레 고흐 세잔의 작품이 이레 한벽에 있다니... 천장엔 칼더도...
미술관 벽에 작품이 주인공이 아닌 그저 장식액자처럼 다닥다닥 붙여놔서 크게 눈길을 안주다 '호옥시 고흐? 그 물랭부인? 설마...' 싶은 그림이 눈에 띄어 (가운데 오른쪽 초록치마를 입은 여인) 들여다 봤다.
허얼.. 정말이네...
고흐가 연을 맺은 많지 않은 가족 중 우체부 룰렝가족의 부인 그림이다. 고흐는 친구 룰랭과 부인, 그 아들까지 거의 가족 모두의 초상을 남겼고 이 중 우체부 룰랭을 그린 그림은 전세계 가장 비싼 그림 Top 10안에 들 정도로 수작이다. 비록 부인이긴 하나 이렇게 여러 그림들 사이에 함께 걸려 있어 초큼 아쉬우니 언젠가 어떤 미술관이 룰렝씨와 부인, 그 아들까지 한자리에 모아 가족상봉(?)도 이뤄주고 그림 안에 없지만 그들과 함께 있는 고흐를 상상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방심하다 제목들을 찍어오지 못했는데 알만한 작가명은 갤펜으로 슝슝 마킹해 왔다. 브라크, 밀레, 세잔의 작품도 이렇게 한벽에 옹기종기.
멀리서부터 매력적인 여인에 더 매력적인 입술이 눈길을 끄는 작품
아크릴화에 네온라이트를 활용했다. 좋은 그림이란 이렇게 심플하지만 강렬한 포인트 하나만으로 완성도를 갖는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시작같은 만화를 차용한 그림
내가 그닥 선호하지 않는 도트가 나오지 않아 오히려 좋았음
최근 강릉 솔올미술관 개관식에 초대 작가로 초청된 루치오 폰타나
캔버스를 찢고 변형시키며 입체감을 준다. 착시와 줄타기를 잘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작가
폰타나와 가까이 있어 폰타나의 작품이라 생각했는데 엔리코 카스텔라니 작품
비슷한 듯 다른 스타일로 작가의 이름을 기억해 둔다.
이태원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대단히 인상깊었던 DFIRT팀의 작품
DRIFT는 네덜란드 아티스트 듀오의 이름으로 <<Materialism>>을 표방하기 때문에 사물을 그 재료와 성분으로 해체해 다시 구성하는데 주력한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서도, 이곳 시립미술관에서도 드리프트 팀의 작품을 마주쳤는데 본국에서 제대로 대우받는 팀이구나, 생각이 든다.
위 작품은 폭스바겐 비틀 자동차를 해체한 것인데 '이번에도!~' 하며 감탄이 나왔다. 비틀을 맞출 수는 없어도 드리프트 팀의 작품이니 ' 자동차다, 자동차!' 할 수는 있겠다 (라고 뻥을 쳐 봅니다;;)
입구에 빛의 움직임에 따라 계획한 글자가 나오는 Light Lab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