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우리 Jul 17. 2022

신기하고 재미있는 '사람'의 세계

생각을 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매일 궁금해지는 '사람'



 나는 원체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과의 관계, 인간관계에 있어 많은 영향을 받는 사람이며 대인관계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 성향의 사람이기도 하다. 그만큼 인간관계에서 받는 부정적 피드백에 대한 내성이 부족한 점도 문제이긴 하지만, 일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선의를 가지고 인간을 바라보는 이유는 너무도 이 '인간'이라는 존재가 재미있고 신기해서이다. 


 내가 특별히 영화나 책을 자주 보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나도 모르게 살아오며 생긴 가치관이나 생각,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주요 사건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편인 것 같긴 하다. 특히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것이 해당 주제에 대한 관심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또 아니다. A라는 사람이 말하는 주제를 들으면 A에 대해서 알 수 있고, A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구나- 생각하다 보면 A라는 사람 개인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됨과 동시에 나도 A가 말하는 그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알면 알수록 다채롭고 각자 다른 생각을 지닌 것이 인간이기에, 나는 인간을 좋아한다. 몇십억 인구 중 나와 온전히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없다고 말하는 입사동기 동료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렇기에 인간이 재미있다고 생각한다면 내가 좀 이상한 사람일까? 하는 생각도 했다. 


 친한 친구 중 내가 자꾸 여러 가지 이슈나 개인적 일상에 대해 질문을 할 때면 '질문 봇'이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한 아이가 있었다. 일단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내게 친한 친구의 일상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되는 것은, 일종의 나의 상대에 대한 관심이다. 제아무리 '인간 좋아!'를 외치는 나라도, 관심 없는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궁금해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그 사람의 사소한 일상과 생각이 궁금한 것이며, 그것을 공유하고 설령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더라도 그 과정을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인 것이다. 그것을 다소 소위 말해 '기 빨려'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중에 '대인관계'가 주는 의미는 그래서 상당하다. 크고 작은 생각을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내가 몰랐던 정보와 생각을 전달해 주기도 하는 주변 모든 사람들은 내게 어떤 의미로 모두 선생님이기도 한 것이다. 지인 관계가 꼭 서로 유익한 것을 주고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릴없이 수다를 떤다고 생각하는 일상에서도 결국 자신의 생각과 관심을 표현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작고 작은 의미 없어 보이는 대화를 나누는 모든 과정을 나는 아끼고 애정한다. 


 다음 주 주말에는 대학 동기들 여럿과 2년 만에 여행을 가게 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각자 유아교육/보육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거나, 아예 다른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만큼 오래 묵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되는 것이다. 다들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입이 근질거릴 것이며, 나 역시 다르지 않다. 오랜만의 동기들과의 여행을 기다리는 설렘은 나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주변에는 못 말했던 나의 설레는 이유는 또 하나가 있다. 분명 여행을 가서 나누게 될 다양한 이야기들은 내게 아주 중요한 배움의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동기들의 현장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알지 못한 새로운 환경에서의 장단점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그 분야는 내 분야이기도 하므로 아주 중요한 재산이 될 것이다. 각기 다른 규모와 유형과 연령의 유치원을 다니는 대학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최근 하고 있는 내 고민을 조금이라도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고. 이런 생각에 더욱 그날 나누게 될 다양한 수다가 기다려지기도 한다. 인문학 강의를 기다리는 모범생도 아니고, 이건 뭐-. 


 아무튼, 그래서 내게 있어 사람이란 괴로움도, 아픔도 주는 존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내 생각을 견고히 하게 만들며, 때로는 속 빈 강정 같은 내 '어떤 벽'을 깨부수는 존재가 되기도 하며 다양한 정보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감성적으로, 또 이성적으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서로 간의 선생님이 되어주는 '사람'이 좋은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완벽한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