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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안드레아 Nov 11. 2022

대한민국 자살 증가의 원인


『2020년 경찰청 변사자통계에 따른 동기별 자살 현황은 기타, 미상을 제외하면 정신적·정신과적 문제가 4,905명(38.4%)으로 가장 많고, 뒤이어 경제생활 문제 3,249명(25.4%), 육체적 질병 문제 2,172명(17.0%), 가정 문제 891명(7.0%), 직장 또는 업무상의 문제 492명(3.9%), 남녀 문제 360명(2.8%), 사별 문제 102명(0.8%), 학대 또는 폭력 문제는 1명(0.0%)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5년간 자살 동기 비율은 정신적·정신과적 문제가 지속해서 가장 높았고, 정신적·정신과적 문제는 2018년까지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2019년(34.7%)과 2020년(38.4%)에 모두 전년 대비 증가하였고, 경제생활 문제로 인한 자살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에서 2020년에는 전년 대비 감소하였습니다.


육체적 질병 문제로 인한 자살은 2019년에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였으나 2016년부터2020년까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외 가정 문제는 약 7~9%, 직장 또는 업무상의 문제는 약 4%, 남녀 문제는 약 3%, 사별 문제는 0.8~0.9%, 학대 및 폭력 문제는 0.0~0.1%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 전년 대비 자살자 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기타, 미상 제외)는 정신적·정신과적 문제(5.8%)였으며 반대로 감소율이 가장 큰 것은 학대 또는 폭력 문제(-75.0%)로 나타났습니다. 』


출처 - 보건복지부




2021년 기준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다.


자살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정신적 문제(38.4%).


자료를 보면 정신적 문제 이외에도 경제적 문제, 가족, 직업, 사회적인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그 중 정신적인 원인만 따로 분류해 놓은 것을 보면 38.4%의 자살자들은 따로 구별할 만한 특별한 원인 없이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했을 것이다. 사실 자살을 결심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상태다. 오랜 시간 천천히 고통받아온 사람부터 한순간의 극심한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도 존재하겠지만, 결과적으론 건강하지 못한 정신이 자살을 결심하게 만든다.


그 이유를 우리 사회의 분위기에서 생각해 보았다.





바쁘게 사는 것이 미덕 】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끊임없이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다. 하루에 17시간씩 공부하던 입시생을 칭찬하고, 밤낮/주말 없이 열심히 일한 직장인을 칭찬하고 그들처럼 되고 싶다고 많은 이들이 생각한다. 바쁘게 살면 생산력은 올라간다. 우리나라는 생산력을 기준으로 세계에서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그리고 그런 성격 덕분에 위와 같은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것은 나의 삶을 살고 있다는 기분이다. 그런데 그런 기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삶은 본래 의미가 없다. 내가 의미를 부여하기에 의미가 있다. 이곳까지 도달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한다. 책에서 읽거나, 누가 도와준다고 단시간에 깨달음을 얻기는 어렵다. 하지만 시간은 유한하다. 한 분야에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면 반대로 다른 분야에 투자할 시간 또한 동시에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초/중/고등학교 심지어는 대학교 마저도, 삶의 의미를 가르쳐 주지 않는다.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가르치라는 말이 아니다. 삶의 의미가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나 자신의 생각을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학업에 열중하고 스펙을 열심히 쌓고 훌륭한 직장과 가정을 얻어 자녀를 기르고 노후를 바라보고... 그런 삶이 행복해 보이는가?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가 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선택한 길인가가 더 중요하다. 실제로 평범하게(그렇게 보이는) 사는 사람들 중에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마음속 어딘가에서 공허함을 느끼며 불안정하게 살아가는 사람 역시 많다. 모두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사회가 충분히 제공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외생변수를 위해 인생을 내건다. 그들의 인생이 거기에 달려 있고, 그들의 행복도 그 곳에 있다. 외생변수가 모든 것을 관장한다. 그러나 말 그대로 '외생변수' 는 내가 다룰 수 없는 영역이다. 원인이 외부에 있다. 아무리 튼튼히 인생의 탑을 쌓아왔다고 하더라도 외부의 침략에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내 탑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반대로 내생변수가 인생을 좌우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나에게 일어난 사건 때문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 대신, 사건을 마주한 내가 어떻게 영향받을지를 결정해야만 한다. 같아보일 수도 있지만, 아주 다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이다. 나아가 인생 전체를 한걸음 바깥으로 나아가 오래도록 고민해보면, 인생의 변수를 내생변수로 만든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고민하는 것 자체가 내생변수로 살아가는 방법이다. 


다만 계속 바깥에 서 있으면 조금 곤란하다. 바깥에 너무 오래 서 있다 보면 삶이 허무해지고 인생의 의미를 다시 잃어버릴 수 있다. 이것은 반대로 지나치게 내 안의 세상에 집중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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