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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안드레아 Sep 04. 2023

남자들은 슈퍼카를 사랑한다

황금의 나이 20대.


대지 위를 힘차게 달리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는 20대의 남성이란 그야말로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 물어보면 누구나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와 같은 슈퍼카를 가지고 싶다고 한다.


나는 이렇게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대뜸 질문들을 던지곤 하는데, 주로 또래 친구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만약 구매와 유지 비용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원하는 자동차를 하나 가질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떤 차를 고를래?"


그러면 열이면 열 위와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타오르는 에너지를 표출하고 싶다거나, 도전적이고 활달한 본성이 이렇게 드러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긍정적이다. 사실 20대 남자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연령대의 남성들이 빠르고 강력한 슈퍼카를 원한다.


그러나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 계기는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나는 그들과는 달리 슈퍼카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매와 유지 비용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물론 한 번쯤 운전해 보고 싶지 않냐고 한다면 물론 해보고 싶지만, 그 차를 내가 소유하고 평소에 타고 다닌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또 세컨카로 탄다고 해도 슈퍼카는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다만 주로 타고 다니고 싶지 않을 뿐이다.


내가 추구하는 자동차의 이미지는 쉽게 볼보 자동차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볼보가 그 마케팅으로 만들어 낸 이미지만큼이나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존재하는 것 같지만, 확실히 브랜드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안전하다는 감정을 들게 하는 것은 맞다.


웅장함, 듬직함, 안정적, 믿음직하다 등등의 수식어로 표현되는 일련의 자동차를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볼보 홈페이지


고장이 잘 나지 않고,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연비마저 좋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차의 특성상 높은 연비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안정적인 차를 추구하는 것은 마치 내가 돈이나 꿈을 좇는 이유와도 유사하다. 결국 억만장자가 되어 대단한 삶을 살아가겠다거나 전 세계를 정복하여 탐험가의 이름을 남기겠다는 야망은 딱히 없다. 돈을 많이 벌겠다는 목적은 단지 내게 위협이 가해졌을 때 돈이 부족해서 문제를 크게 만들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고, 이토록 열정적으로 꿈을 좇는 것도 결국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안정적으로 즐기며 여생을 살아가기 위함일 뿐이다.


그러나 안정을 추구하는 것치고는 주변 사람들에 비해 도전적이고 추진력이 강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덕분에 로버트 기요사키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언급한 구절이 떠올랐다.


"성공하고 싶다면, 일단 먼저 안정을 추구하라."


처음 책을 읽으며 이 구절을 읽었을 때는 저자가 무슨 의도로 이런 말을 했을까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 한동안 고민했었다. 주변의 사업가들에게 물어볼까 했었지만 결국 묻지는 않았다. 서서히 기억 속에서 사라져갈 즈음에 머릿속에서 전혀 다른 아이디어와 교차하여 수면 위로 갑자기 떠오르게 된 것이다.


꿈보다 해몽인 격으로 해석하긴 했지만, 로버트 기요사키의 말에 따라 궁극적으로 안정을 추구하는 내가 역설적으로 남들보다 더욱 불안정한 리스크를 떠안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까지 왜 안정을 추구하는 자만이 더 성공에 빠르게 가까워 질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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