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이야기
오자서 - 0
중국인이 좋아하는 역사 인물 중에 오자서가 있습니다. 기원전 6C를 살다 간 그는 부형(父兄)을 죽인 조국 초나라를 상대로 인생을 걸고 복수한 사람입니다. 드라마틱한 인생이었기에 그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가 오늘날까지 전해져 회자되고 있습니다.
비무극과 백비, 춘추시대 첫 번째 패자인 제환공의 최후를 끔찍하게 만든 역아와 천년왕국을 꿈꾸던 진나라를 끝장낸 지록위마의 조고와 함께 간신의 역사를 시작한 동시대의 두 사람입니다. 부형을 죽음으로 몬 비무극, 비무극에게 핍박받았다는 이유로 ‘동병상련’이라는 고사를 만들며 오자서가 거둔 백비, 오자서는 그 백비로 인해 자결로 생을 마감합니다.
전제와 요이, 오자서에게 발탁돼 공자 광의 비수가 된 자객들입니다. 전제의 죽음으로 광은 왕위에 올라 오왕 합려가 되고, 요이의 죽음으로 오왕 합려는 왕위를 보전합니다. 그러나 전제는 사기의 자객열전에 오르는 영예(?)를 누리지만, 처자를 끔찍한 죽음으로 몬 요이는 어리석은 자객의 전형이 됩니다.
오왕 합려의 애첩 둘을 목 베며 등장한 손자병법의 손무, 비극의 몸통이었던 초평왕의 무덤을 파헤쳐 수백 번의 채찍질을 가한 굴묘편시, 중국 4대 미녀의 시작이자 포사와 함께 경국지색의 원조가 되는 서시(경국지색이란 고어는 한나라 무제 때 이연년의 시에 처음 등장), 오왕 부차의 와신(臥薪)과 월왕 구천의 상담(嘗膽)이 만든 와신상담, 원수지간에도 목적이 같으면 함께한다는 오월동주, 토사구팽의 고사를 만든 문종도 오자서와 관련된 역사입니다.
로마제정의 기원이 된 율리우스 카이사르, 춘추시대 초나라 장왕과 함께 오자서는 제가 좋아하는 역사인물입니다. 처절했던 오자서의 긴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의지가 만드는 끝이 어디 까지 인지 – 물론 우리의 그분, 이순신 장군과는 감히 견줄 수 없는 의지력이지만 - 몇 차례에 나누어 게시하려 합니다. 우리나라 오씨의 시작을 고려 초기로 보니 저와 오자서는 동성이긴 해도 2500년의 간극 만큼이나 유전적으로 무관한 성씨임을 밝힙니다.